KGC 김승기 감독은 30일 LG전 승부처를 4쿼터로 꼽았다. LG는 단신 외국인 선수 마이클 이페브라가 뛰지 못하는 상황. 대체 선수도 없었다. 반면 KGC는 키퍼 사익스가 있었기에 다소 의외의 발언이었다. 외국인 선수 둘이 뛰는 2~3쿼터에 승부를 보는 게 맞다.
그럼에도 4쿼터를 승부처로 꼽은 이유는 사익스의 기복 때문이다.
김승기 감독은 "4쿼터에 승부를 볼 생각"이라면서 "2~3쿼터에 사익스가 잘 해주면 앞서나가고, 헤매면 결국 4쿼터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사익스가 뛰는 2~3쿼터에 압도적이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LG와 1라운드 경기에서도 외국인 선수가 한 명 더 뛰었지만, 3쿼터까지 6점이나 뒤졌다.
김승기 감독은 오세근, 이정현, 양희종을 모두 선발 명단에서 뺐다. 한희원, 문성곤 등 젊은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4쿼터를 대비한 체력 안배의 이유도 있었다.
결국 4쿼터 막판 집중력이 승부를 갈랐다.
KGC는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시즌 KCC 프로농구 LG와 홈 경기에서 80-75로 승리했다. 6연승을 내달린 KGC는 10승4패를 기록, 이날 경기가 없었던 동부를 제치고 단독 3위로 올라섰다. LG는 5승9패 8위로 내려앉았다.
사익스는 2쿼터 눈부셨다. 리바운드 후 달려나가는 사익스를 LG 수비수들이 따라가지 못했다. 21-25로 뒤졌던 스코어는 44-33으로 뒤집혔다.
하지만 3쿼터 사익스는 2쿼터 사익스가 아니었다. 앨리웁 덩크와 속공 덩크 등으로 6점을 올렸지만, 포인트가드로서 안정감이 사라졌다. 국내 선수들의 득점도 확 줄었다. 3쿼터 KGC 국내 선수들의 득점은 아예 없었다.
김승기 감독의 예상대로 4쿼터 승부가 났다.
사이먼이 4쿼터 시작과 동시에 파울트러블로 교체되면서 역전이 됐지만, 이정현이 연거푸 득점을 올리면서 역전에 역전을 거듭했다.
3쿼터까지 이정현, 오세근, 사이먼의 출전시간은 22~25분. LG 메이스와 김종규, 김영환은 28분 이상을 뛰었다. 딱 그 차이였다. KGC가 68-69로 뒤진 종료 2분18초전 김종규의 실책이 나왔고, 76-75로 KGC가 앞선 종료 25초전에는 메이스가 공격자 파울을 범해 5반칙 퇴장당했다.
KGC는 종료 22.8초전 이정현이 자유투 2개를 성공시킨 뒤 LG의 마지막 공격을 막았다. 이어 오세근이 자유투 2개를 넣어 경기를 매조지었다.
LG 김진 감독이 "역시 이정현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 대로 이정현이 4쿼터 해결사였다. 이정현은 4쿼터에서만 점을 몰아넣으며 15점(총 22점)을 기록했다. 스틸도 총 4개를 기록하는 등 수비에서도 만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