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복' '종북촛불' 외친 친박…탄핵 저지 총반격

박 대통령 3차담화 이후 재결집…탄핵 일시멈춤 후 출로 모색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수세에 몰렸던 친박계가 대통령의 3차 담화를 기점으로 공세 모드로 전환했다.

'폐족' 위기에 몰리며 기진맥진했던 친박은 탄핵 저지를 당면 지상과제로 삼고 총력전에 나섰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서는 '할복'도 불사해야 한다"는 과격한 발언도 쏟아지고 있다.

◇ "대통령 진정성 알리기 위해 독립 운동하는 것처럼 할복해야"

조원진 최고위원(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친박 핵심의 일원인 조원진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탄핵에 들어갈 경우 (당) 지도부는 사퇴할 수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그는 이날 비공개 의총에선 "탄핵 문제는 꺼내지 말라"며 "탄핵은 안 되는 거다. 왜 탄핵을 꺼내냐"고 비주류를 강하게 성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가 다수인 재선 의원들도 박 대통령 담화 직후 긴급 회동 때 "대통령의 '진정성'을 국민들께 알리기 위한 방안으로 의원직 사퇴까지 거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참석했던 한 의원은 "일제시대 독립군 운동할 때 만세만 부르지 않고 할복도 하고 그러지 않았냐"며 "우리도 할복하는 자세로, 의원들에게 할복은 의원 배지를 떼는 것인 만큼 의원직을 사퇴해 진정성을 알려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30일 YTN에 출연해 "(박 대통령의 3차담화가) 야당으로서는 시쳇말로 약이 좀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 탄핵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던 분들도, 대통령께서 이렇게까지 타임 테이블을 밝혔는데 저희가 꼭 탄핵 절차에 돌입할 필요가 있겠는가? 이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약이 오를' 이유를 설명했다.

박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 민심에 대한 폄하 발언도 이어졌다.

김석기 의원. 사진=포항CBS
지난 2009년 당시 서울경찰청장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때 강경대응했던 김석기 의원(경북 경주시·초선)은 29일 의총에서 "광화문 촛불은 종북 좌파의 조직적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종태 의원(경북 상주군위군의·재선)도 '종북 촛불'을 언급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그는 "당시 (촛불집회에서) 1분간 불을 끈 것도 종북 세력이 조직적으로 리드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때 37억짜리 회사가 몇 조원으로 컸다"며 맥락과 맞지 않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밖에 친박계 백승주 의원(경북 구미 갑·초선)은 "대통령이 며칠 밤을 지새며 고민했겠느냐. 탄핵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고, 함진규 의원(경기 시흥 갑·재선)"은 동료 의원들에게 "탄핵에 찬성하면 배신자"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다수의 친박 의원들은 "누구 때문에 의원이 됐는데 지금에 와서 대통령을 배신할 수 있냐"고 탄핵 반대 여론몰이에 나섰다.

성난 민심과 동떨어진 채 대통령만 '결사옹위'하려는 친박의 이런 행태에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중립성향의 한 의원은 "그 사람들은 거의 파시스트 같이 행동하고 있다"며 "자기 집에 가서 자식들이 하는 소리만 들어도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을 텐데"라며 개탄했다.

또 다른 의원은 "국민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는 같은 계파의 주장조차도 달려들어 공격하는 모습을 보고 도저히 같이 갈 수 없는 사람들이구나 생각했다"고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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