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경기에서 여자부 2위 흥국생명은 세트 스코어 3-0의 쉬운 승리로 4연승을 내달리며 선두 IBK기업은행과 격차를 2점으로 줄였다. 결과는 완승이지만 내용을 보면 조금 상황이 달라진다. 흥국생명은 1세트를 25-16으로 크게 승리했다. 하지만 2세트에는 17-21까지 끌려가다 23-23 동점을 만들었고, 어렵사리 승리를 손에 넣었다.
박미희 감독은 2세트까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승리를 가져온 선수들을 칭찬했다. 문제는 3세트 초반이었다. 흥국생명은 이재영과 김나희, 러브이 연이은 범실로 0-4까지 끌려갔고, 박미희 감독은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모은 뒤 크게 혼을 냈다.
박미희 감독은 선수들을 불러모은 뒤 “뭐하는거야? 게임하는거야”라며 “끝났어? 쟤네들이 잘해서 주는 거 없잖아!”라고 버럭 화를 냈다. 올 시즌 박미희 감독이 선수들을 향해 가장 화를 내는 모습이었다. 이후에도 4점의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고, 11-15까지 끌려간 뒤에야 흥국생명은 뒤늦게 힘을 내 서서히 점수차를 줄일 수 있었다.
사실 이날 경기는 흥국생명이 지난 20일 수원 원정 이후 무려 9일 만에 소화하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IBK기업은행이 2라운드 일정을 일찌감치 마친 가운데 흥국생명은 남은 두 경기에서 승점 6점을 챙겨야 선두로 올라설 수 있는 만큼 4세트 전에 승리를 확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박미희 감독은 “경기를 9일 만에 하면서 호흡을 맞추는 것이 어려웠다. 지난 9일 동안 선수들의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그런 면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는 생각을 한다”고 애써 웃었다.
흥국생명은 KGC인삼공사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선두 복귀에 도전한다. 선수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했던 박미희 감독의 호통이 2라운드를 선두로 마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