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의 호소 “따돌림 아니니 오해 말아줘”

'주범' 지목된 국내 선수들도 억울함 토로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의 외국인 선수 브라이언은 최근 배구팬 사이에 화제가 됐던 자신의 왕따 논란에 전혀 그런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따돌림당하지 않았으니 오해 말아줘요”

새 시즌을 대비해 김종민 감독을 선임한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함께 했던 외국인 선수 레즐리 시크라와 재계약하며 2016~2017시즌 새로운 판을 짰다. 하지만 시크라는 개막 직전 허리 부상을 이유로 팀을 떠났다.

도로공사는 계약에 따라 울며 겨자먹기로 시크라에 약속한 연봉의 50%를 지불하고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찾아 나섰다. 하지만 도로공사가 원했던 선수들은 이미 새로운 팀을 찾은 상황이었다. 결국 도로공사는 이적료를 지불하고 브라이언을 데려왔다.

김종민 감독은 훈련 때 브라이언의 활약이 썩 나쁘지 않은 듯했다. 개막 5일 전 합류한 브라이언이지만 시즌 초반 당시 김 감독은 후위 공격을 제외한 나머지에 합격점을 줬다. 후위 공격은 연습과 달리 실전에서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브라이언의 실전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2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만난 김종민 감독은 “브라이언이 연습할 때는 정말 잘한다”면서 “코트만 가면 연습만큼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결국 도로공사의 선택은 외국인 선수 교체다. 도로공사는 브라이언을 대신할 새 외국인 선수를 물색 중이다. 최종 선택에 앞서 몇몇 후보를 최종 저울질하는 단계다.

시기적으로 오해를 살만한 부분도 있다. 지난 26일 KGC인삼공사와 2라운드에서 불거진 왕따 논란 때문이다. 도로공사의 국내 선수들이 경기 중 서로를 격려하는 상황에서 브라이언을 의도적으로 제외했다는 것이 해당 경기를 지켜본 배구팬의 공통된 목소리다. 하지만 정작 논란의 당사자인 브라이언은 이 같은 논란에 분명하게 “그렇지 않다”는 답을 내놨다.

29일 흥국생명전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브라이언은 최근 자신의 왕따 논란에 대해 “내가 한국어를 할 수 없으니 답답할 뿐”이라며 “한국어를 몰라서 ‘좋아요’를 누른 것이 오해를 불렀다. 팀이 연패에 빠지다 보니 표정이 좋지 않았다.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고 따돌림은 당하지 않았으니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브라이언은 한국어를 모르는 상황에서 팀 동료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 ‘좋아요’를 눌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내용이 자기 생각과 달리 팀 동료들의 왕따 논란과 관련된 내용이라 반박했다고 덧붙였다.

브라이언을 따돌린 ‘주범’으로 지목된 이효희와 정대영, 배유나 등 ‘베테랑 3인방’은 눈물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효희는 “나나 (정)대영이나 배구를 너무 오래해서 이렇게 된 것 같다”면서 “지금은 경기에만 집중해도 부족한 상황이다. 후배들의 앞길을 막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나이가 많다고 미워하지 않아 줬으면 한다”고 눈물을 쏟았다.

정대영 역시 “경기만으로도 힘든데 안 좋게 보니 더 힘이 든다”면서 “내가 아무리 성격이 안 좋다고 해도 왕따는 시키지 않았다. 그렇게 몰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배유나 역시 자신이 과거 남자친구와 주고받았던 편지 내용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했지만 최근 계속되는 배구팬의 비난에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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