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웅 법무부장관이 "어려울수록 원칙과 정도를 지켜 임무를 수행해달라"는 당부를 남긴 채 27일 사임했다.
김 장관은 29일 오후 2시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사직 결심까지 수없이 고민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또 "민무신불립의 자세로 국민의 신뢰를 위해 노력했다"고도 강조했다.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은 '윗사람이 신뢰가 없으면 백성이 동요한다'는 말로 논어에 나온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의 몸통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지목되고, 검찰이 피의자로 입건한 상황에서 '원칙과 신뢰'를 강조하며, 자신의 사임 이유를 밝힌 것이다.
검찰 개혁 요구에 대해 자성과 자체적인 변화를 강조한 당부로 풀이된다.
이임식을 마치고 나온 김 전 장관은 사임에 청와대의 영향이 있었는지, 무신불립은 왜 언급했지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있었지만 별다른 대답 없이 법무부를 떠났다.
앞서, 21일 김 전 장관은 대통령을 피의자로 규정한 검찰 수사결과 발표 다음날 사의를 표명했다.
당시 "지금의 상황에서는 사직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는 게 그의 입장이었다.
최재경 민정수석도 동반 사의를 표하면서 박 대통령이 두 사람에 대한 설득에 나섰지만 김 장관을 돌려세우진 못했다. 최 수석은 사표가 보류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