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병우 라인 檢수사관 고속 승진…여전한 '우병우의 힘'

우병우 라인 수사관, 사무관 승진에 검 내부 반발

(사진=조선일보 제공)
검찰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해 특별수사팀이 꾸려 집중 수사를 하던 와중에도 일명 '우병우 라인'으로 불리던 수사관은 개인적 비위 의혹에도 불구, 고속 승진해 검찰 내부에서 반발이 일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확보한 법무부 인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서 근무했던 회계사 출신의 A수사관은 올해 9월 19일자 사무관 특채에 합격했다.

A씨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대검찰청 중수부에서 일할 때 함께 호흡을 맞춘 대표적인 '우병우 라인' 수사관으로 조직 내에서 알려져 있다.

우 전 수석은 청와대 전 민정비서관으로 재직할 당시에도 A씨를 민정수석실로 데려가려고 추진했지만 음주운전 등 개인적 비위 혐의가 발견돼 인사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이같은 시도가 포착돼 일부 야당 의원들이 A씨의 동향을 주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는 최근까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서 일하는 등 굵직한 대기업 수사를 맡았다.

통상적으로 수사관이 6급에서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하는 것은 7~8년 정도 걸리지만 A씨는 9월 인사에서 불과 2~3년만에 초고속 승진에 성공했다.

(사진=자료사진)
이번 인사는 처음부터 A씨의 특채 승진을 염두에 둔 인사로 면접도 단독으로 진행됐다는 설이 돌고 있다.

A씨의 승진은 검찰 내에서 수사관까지 뻗은 '우병우 라인'의 존재감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준 설화로 승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찰 직원들의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한 수사관은 "우 전 수석이 A씨를 민정수석실에서 데리고 가려다 문제가 많아서 못 데려 간 것으로 소문이 났었다"며 "그런데도 특채로 고속 승진을 하는 못습을 보고 다른 직원들의 실망과 반발이 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A씨가 승진한 시점은 검찰이 우 전 수석의 각종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총장 지시로 검찰 특별수사팀(윤갑근 팀장)이 꾸려 수사를 진행한 직후이다.

검찰은 지난 8월 23일 우 전 수석과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조사하기 위해 윤갑근 대구고검장을 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이후 특별수사팀은 우 전 수석의 자택 및 휴대전화 압수수색도 미루는 등 수사를 지지부진하게 진행했으며,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뒤에야 늑장 수사를 해 비난을 받았다.

특히 우 전 수석이 팔짱을 끼고 여유롭게 검찰 조사를 받는 사진이 포착돼 국민적 공분이 높아지자 김수남 총장이 직접 나서 그에 대한 직무유기 수사를 따로 지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본인을 겨냥한 특별수사팀이 꾸려진 직후에도 우병우 라인이 특채로 승진되는 등 최근까지도 그가 검찰 인사를 밑바닥까지 장악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백혜련 의원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우병우 전 수석은 검사 뿐 아니라 수사관들의 인사권까지 쥐고 흔들며 검찰 조직 전체를 장악하려 한 것"이라며 "조직 내에 뿌리깊게 박혀있는 우병우 라인들이 힘을 쓰지 못하도록 지속적으로 내부 감시를 하고 검찰은 우 전 수석을 마지막까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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