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씨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와 함께 골프를 친 사실도 확인했다.
앞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최순실씨와의 관계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통화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는데, 거짓말 가능성이 있어 검찰 수사가 불가피해졌다.
차씨 변호인은 27일 검찰 특별수사본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씨가 2014년 6~7월 무렵 비서실장 공관에서 당시 김 비서실장과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정성근 문체부 장관 내정자를 만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차씨를 그곳으로 보낸 사람은 최씨였다는 게 차씨 변호인 설명이다.
김 전 실장은 그동안 최씨와 관계를 물을 때마다 "일면식도 없다"며 강하게 부인해왔다.
그러나 박 대통령 원로자문그룹인 '7인회' 멤버인데다 대통령의 그림자로 불리는 비서실장이 최씨의 존재를 몰랐을 리 없다는 의문은 끊이질 않았다.
김 전 실장이 최씨와 최씨 언니 최순득씨가 단골인 차움의원에서 줄기세포 치료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결국 차씨를 통해 김기춘-최순실 관계가 드러나면서 비선실세 국정농단의 '부두목'으로 야권에서 지목된 김 전 실장에 대한 검찰 조사는 예정된 수순으로 보인다.
차씨는 또, 우병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과 함께 골프를 친 사실도 인정했다.
기흥CC에서 가진 골프 회동에는 두 사람 외에 최씨와 이화여대 교수 1명이 동석했다는 게 차씨 측 설명이다.
기흥CC는 삼남개발이 지분 50%를 가진 사실상 김 회장 소유다.
김 변호사는 "우 전 수석의 장모가 있었지만 모임의 성격은 정확히 모르겠다"면서 "아마 최순실씨가 주도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 전 수석 측이 최씨와 일찍부터 밀접하게 교류하며 인사 등에서 특혜를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을 알고도 손을 쓰지 않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그 이유도 추측해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검찰은 앞서 우 전 수석이 최씨 등의 비위를 내사하고도 이를 덮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23일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