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의 폭로, 김기춘∙우병우 거짓말 드러나나

차씨 측 "최씨 주선으로 김기춘 만나…우병우 장모와 골프도 쳐"

‘비선 실세’ 의혹으로 구속 수감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별관에 조사를 받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차은택(47·구속기소)씨가 최순실씨 주선으로 2년전쯤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났다고 밝혔다.

차씨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와 함께 골프를 친 사실도 확인했다.

앞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최순실씨와의 관계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통화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는데, 거짓말 가능성이 있어 검찰 수사가 불가피해졌다.

차씨 변호인은 27일 검찰 특별수사본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씨가 2014년 6~7월 무렵 비서실장 공관에서 당시 김 비서실장과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정성근 문체부 장관 내정자를 만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차씨를 그곳으로 보낸 사람은 최씨였다는 게 차씨 변호인 설명이다.


김 전 실장은 그동안 최씨와 관계를 물을 때마다 "일면식도 없다"며 강하게 부인해왔다.

그러나 박 대통령 원로자문그룹인 '7인회' 멤버인데다 대통령의 그림자로 불리는 비서실장이 최씨의 존재를 몰랐을 리 없다는 의문은 끊이질 않았다.

김 전 실장이 최씨와 최씨 언니 최순득씨가 단골인 차움의원에서 줄기세포 치료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결국 차씨를 통해 김기춘-최순실 관계가 드러나면서 비선실세 국정농단의 '부두목'으로 야권에서 지목된 김 전 실장에 대한 검찰 조사는 예정된 수순으로 보인다.

김기춘 청와대 전 비서실장(사진=자료사진)
한편, 김종 전 문체부 차관 역시 검찰조사에서 "김 전 실장 소개로 최씨를 알게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씨는 또, 우병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과 함께 골프를 친 사실도 인정했다.

기흥CC에서 가진 골프 회동에는 두 사람 외에 최씨와 이화여대 교수 1명이 동석했다는 게 차씨 측 설명이다.

기흥CC는 삼남개발이 지분 50%를 가진 사실상 김 회장 소유다.

김 변호사는 "우 전 수석의 장모가 있었지만 모임의 성격은 정확히 모르겠다"면서 "아마 최순실씨가 주도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 전 수석 측이 최씨와 일찍부터 밀접하게 교류하며 인사 등에서 특혜를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을 알고도 손을 쓰지 않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그 이유도 추측해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검찰은 앞서 우 전 수석이 최씨 등의 비위를 내사하고도 이를 덮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23일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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