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달라도 괜찮아:아이들과 학부모가 함께 읽는 편지'

<조금 달라도 괜찮아>는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에게 보내는 교사의 가슴 따뜻한 편지를 묶은 책이다. 유년기를 벗어나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격려와 덕담, 위로가 담겨 있다. 엄마가 싫다는 수지, 뚜렷한 이유 없이 '죽고 싶다'고 말하던 윤경이, 친구들과 사귀는 것을 꺼리는 현태, 화를 참지 못하던 병천이, 의도적으로 왕따를 시키던 정택이 등 다양한 아이들의 고민과 문제가 담겨 있다.

저자는 이런 아이들을 문제아로 보지 않는다. 아이들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 자랄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다. 사춘기에 접어들어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청소년들뿐 아니라 그런 아이들을 지켜봐야 하는 학부모와 교사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며, 어렸을 때의 상처를 아직 간직하고 있는 어른들에게도 힘이 될 것이다.

책 속으로

네가 면담하다가 그랬지. 딱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만 엄마가 좋았다고, 하지만 지금은 좋은 것은 없고 최악이라고 말이야. 엄마랑 말다툼을 해서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고 말이야. 엄마가 한 번쯤 져주면 좋을 텐데, 얄밉고 비겁하게도 휴대전화를 못 쓰게 한다고 협박해서 아무것도 못하게 막는다고도 했지. 왜 그렇게 엄마와의 다툼에서 단 한 번이라도 속 시원하게 이기지 못했는지 아니? 네가 엄마에게 계속 지는 싸움만 걸었기 때문이야.
-본문 16쪽

너는 산만한 것이 아니라 네가 궁금해하는 것들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아이란다. 너의 그러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려면 집중의 폭을 더 좁혀나갈 필요가 있단다.……선생님이 가르친 제자 중에 그 누구보다도 타인의 시선이나 욕구에 덧씌워지지 않은 채, 자기 본연의 모습으로 성장할 사람은 바로 두진이 너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등 뒤의 그림자를 두려워하지 말고 네 길을 가거라.
-본문 90쪽


청소년기에 담배를 피우는 것은 분명 네 선택이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은 어떤 형태로든 스스로 져야 한다는 것만 명심해라. 신체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말이야. 네가 고등학교 시절 계속 담배를 피우기로 결정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걸리지만 마라.”
-본문 98~99쪽

형선아, 너는 정말 반듯하게 자라왔다. 그리고 어른들은 계속 그렇게 자라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것 또한 어른들의 욕심어린 시선일 수 있단다. 선생님은 네가 반듯한 것에 멈추지 말고 더 자유롭고, 힘차고, 거친 세상에서 조금이나마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너의 성실함을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
-본문 131쪽

네 진로는 ‘너 자신’과의 대화란다. 다른 친구들이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것과 네 선택과는 무관하단다. 친구들과 비교하며 조급해하지 말고, 네 안에서 느끼는 작은 차이에 귀를 기울이렴. 그냥 무작정 뛰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느끼는 곳을 향해 지속적으로 걷는 거야.
-본문 142쪽

어찌 보면 네가 동생이라는 말만 들어도 짜증을 내고 화가 나고 얼굴이 상기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수순이란다. 동생이라고 해도 소라와 경쟁 관계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거든. 쉽게 표현해서 네가 받아야 할 사랑의 절반 이상을 앗아간 건방진 경쟁자였던 것이지. 그런데도 엄마는 동생을 더 잘 돌봐줘야 한다고 협박을 하니 힘들었겠지. 네 마음에 동생에 대한 ‘미움’이 있다고 해서 네가 나쁜 아이가 아니란다.
-본문 159쪽

인간의 내면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깊고, 깊고 또 깊단다. 도저히 원인을 찾을 수 없는데도 피곤하기도 하고, 무기력할 때도 있고, 혹은 아플 때도 있단다. 그때 너무 조바심을 내지 말거라. 너의 내면이 네게 무언가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하렴. 자칫 나약해 보일 수 있는 자신을 너무 몰아붙이지 말고, 잠깐씩 그 흐름에 맡길 필요도 있단다.
-본문 233쪽

김선호 지음 | 인물과사상사 |264쪽 | 13,000원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