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차은택에 KT광고 몰아주기 '깨알 지시'

檢 "대통령, 차은택·최순실·안종범과 공모"

박근혜 대통령 (사진=윤창원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재단 강제 모금에 이어 최순실씨와 차은택씨가 KT 광고를 몰아 받는 과정에도 적극 가담한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최씨와 차씨의 측근들을 KT에 채용시키고 광고를 따내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안종범 전 수석을 통해 '깨알 지시'했다.

27일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해 1월과 10월 안 전 수석에게 "이동수라는 홍보전문가가 있으니 KT에 채용될 수 있도록 KT회장에게 연락하고, 신혜성씨도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지시했다.

이는 최씨와 차씨가 대기업에서 광고계약을 따내려는 목적으로 광고업체들을 차린 뒤 자신들의 측근을 대기업 광고업무 책임자로 채용되게 하려는 계획의 일환이었다.


이동수씨는 차씨의 측근이고, 신씨는 최씨가 또다른 측근으로부터 추천받은 인물로, 안 전 수석은 "윗선의 관심사항"이라며 KT 황창규 회장에게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지난해 10월 "두 사람의 보직을 KT 광고 업무를 담당하는 직책으로 변경해주라"는 지시를 안 전 수석에게 거듭 내렸고, KT는 이씨를 광고담당부서의 본부장, 신씨를 상무보로 인사발령냈다.

박 대통령의 지시는 올해 2월 더욱 구체적으로 바뀌었다.

박 대통령은 "(최씨와 차씨가 실소유한)플레이그라운드가 KT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하라"고 안 전 수석에게 광고 수주까지 명령한 것이다.

심사결격사유에도 불구하고 플레이그라운드는 올해 3월 말 KT의 신규 광고대행사로 선정됐고, 지난 8월까지 68억원 상당의 광고 7건을 수주받아 5억1천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검찰은 차씨 등을 이날 구속기소하면서 박 대통령을 최씨, 안 전 수석과 함께 직권남용 혐의의 공범으로 적시했다.

‘비선 실세’ 의혹으로 구속 수감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별관에 조사를 받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차씨는 이와 함께 안 전 수석 등과 함께 옛 포스코 계열광고사 포레카의 지분을 빼앗으려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광고사 지분 강탈에 가담한 차씨의 측근 송성각 전 콘텐츠진흥원장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차씨는 2014년 12월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만찬과 문화행사 총괄감독으로, 자신의 은사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의 추천을 받아 임명된 뒤 용역업체 선정 대가로 2억8천만원을 챙긴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도 적용됐다.

차씨는 회사 자금 10억여원을 횡령해 개인 생활비 등으로 쓴 혐의도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일 최씨와 안 전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 등을 구속기소하면서 박 대통령이 이들 범죄 혐의에 상당 부분 공모 관계가 있다고 공개 발표했다.

최씨 최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렸던 차씨의 직권남용 혐의에서도 검찰은 “박 대통령과 공모하여”라는 표현과 구체적 지시 내용을 담은 수사결과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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