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교육 "국정화 철회할 거면 무슨 고민하겠나"

"현재로서 철회 가능성 없어…靑과의 갈등 전혀 아니다"

교육부 이준식 장관은 27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과 관련해 "일각에서 철회 얘기가 나오는데 철회한다면 무슨 고민을 하겠냐"며 "철회는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년 3월에 공개하는게 처음에 제시했던 시점이고 원칙적으로 정해진 방향"이라며 "현재로서는 국정화 철회 가능성은 없다"고 일각의 관측에 선을 그었다.

이 장관은 특히 "교과서 공개와 관련해 청와대와 교육부가 반목하고 충돌하고 각을 세우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다만 교육부가 판단한 입장을 청와대와 조율했고 청와대가 그 점에 대해 검토를 하겠다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청와대 입장이 따로 있고 교육부 입장이 따로 있는게 아니다"라며 "항간엔 내가 사퇴한다는 얘기도 나오던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 25일 국회에 출석, 철회 여부를 묻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28일 현장검토본 공개 이후 현장에 적용할 방안을 강구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이를 두고 '내년 3월부터 일괄 배포한다'는 청와대의 국정화 방침에 교육부가 '반기'를 든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장관의 이날 발언을 보면, 청와대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 이상 교육부는 지금까지 해온 대로 국정화 일정을 강행할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대 여론에도 국정화를 관철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지, 철회를 염두에 두고 여러 방안들을 검토하는 게 아니란 얘기다.

교육부는 28일 오후 1시 20분 전용 웹사이트에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하는 한편, 이 장관이 직접 나서 국정화 취지를 설명하는 대국민담화도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밀실 편찬' 비판을 받아온 집필진 46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현장검토본에 대한 의견 수렴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의견을 내려면 공인인증서나 아이핀 등을 통해 본인임을 인증해야 하고, 제출된 의견은 교육부 관계자만 볼 수 있어서 "의견수렴마저 밀실로 진행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집필진은 물론 교과서 서술 기준과 원칙을 담은 '편찬기준' 역시 비밀에 부쳐오다가, 지난 24일 행정법원에서 위법 판결이 나오자 이튿날인 25일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 밀려 공개했다.

공개된 편찬기준에는 그동안 역사학계와 교육계에서 우려해왔던 '뉴라이트 관점'이 대거 반영돼, '대한민국 수립' 시점의 경우 사실상 뉴라이트가 1948년 8월 15일로 지목해온 '건국절 개념'을 수용했다.

또 "새마을 운동이 농촌 근대화의 일환으로 추진되었고 이 운동이 최근 개발 도상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등 박정희 전 대통령과 군사독재 시절의 '공'(功)을 부각시키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준식 장관은 '건국절 수용' 비판에 대해 "1919년부터 1948년까지 온 국민의 활동이 바로 건국 활동이었다고 생각한다"며 "(1948년 대한민국 수립이) 독립운동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장관은 이어 "28일 공개되는 현장검토본에는 대한민국 역사의 정통성을 분명히 했다"며, 기존의 국정화 강행 방침을 거듭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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