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한파 엄습'…침체의 늪에 빠져들어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정부의 잇따른 규제책으로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11·3 부동산대책으로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 시장이 얼어붙은 데 이어 '가계부채 관리방안 후속조치'로 내년 분양시장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8개월 만에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세를 기록했다.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0.25% 하락하면서 전주(-0.20%)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강남4구의 경우 강남(-0.06%)·강동(-0.45%)·서초(-0.55%)·송파(-0.37%)로 모두 하락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4구 재건축 단지에는 1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수천만원씩 하락한 매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강동구 둔촌주공단지 인근 D공인 대표는 "지난주와 지지난주에 둔촌 주공 4단지에서 9억 7천만원하던 112.2㎡(34평) 아파트가 급매물로 나와 이 중 5채가 9억3000~9억3500만원에 팔렸다"고 밝혔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에서는 50층 재건축 건립계획이 서울시로부터 제동이 걸리면서 지난달 초 15억3500만원에 거래되던 112.2㎡(34평형)이 14억 초·중반대까지 하락한 매물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추가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며 거래는 뜸하게 이뤄지고 있다.

강남구 개포주공 고층(5·6·7)단지 인근에 있는 B공인 대표는 "13억원에 거래되던 112.2㎡(34평) 아파트가 12억5천만원에 나와도 안팔린다. 9억9천만원에 거래되던 82.5㎡(25평)이 9억5천만원에 나왔는데도 매수자가 없다. 5~6천만원 정도 떨어진 물건이 있다고 매수자들에게 이야기하면 조금 더 기다리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11·3 부동산대책과 대외경제 불확실성,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국내 정국 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지난 24일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 후속조치'로 내년 분양시장에도 찬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후속조치의 골자는 내년 1월 1일 분양공고한 사업장부터 집단대출 중 잔금대출에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소득심사를 강화하고, 원리금 분할상환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11·3대책의 전매규제에 이어, 집단대출 규제까지 강화돼 수요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분양시장의 잔금마련이 깐깐해지면서 청약경쟁률과 분양권 전매 거래량이 종전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내년부터 잔금대출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될 경우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에서는 미분양 물량이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건국대 부동산학과 심교언 교수는 "현재 부동산 시장은 저금리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분양시장과 재건축시장이 이끌어왔는데, 재건축시장은 이미 꺽이기 시작했다"며 "내년 경기가 위기상황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분양시장이 안좋아지면 전국의 부동산 시장이 침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불과 한 두 달 전까지만 해도 과열로 치닫던 부동산시장이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