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디커플링.. 훨훨나는 다우지수 vs 설설기는 박스피

"디커플링 계속 가기는 힘들어"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트럼프 랠리'를 펼치고 있는데 반해 국내 증시는 박스권안에서 답답한 부침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중소형 기술주 중심의 코스닥시장은 매수세가 실종되면서 600선이 붕괴됐다.

2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6.69포인트(0.84%) 떨어진 1,971.26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미국 대선 이후 1,970선 전후에서 맴돌면서 부침을 거듭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 이전(8일, 2,003.38)과 비교하면 턱없이 못미치는 수준이다.
코스닥지수는 더욱 한심하다.

지난 16일 대선 이전 수준(8일, 624.19)을 일시적으로 회복하기도 했지만 이후 계속 내
림세 속에 600선마저 붕괴됐다.

이는 미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트럼프 랠리’를 펼치고 있는 것과는 크게 대조를 보이는 것이다.

23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는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1만9,000포인트를, S&P 500지수는 2,200포인트를 돌파했다.

트럼프 당선 이전보다 다우지수는 750포인트(3.9%), S&P지수는 65포인트(3%) 올랐다.
한국과 미국 증시는 미국 대선 전만해도 대체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커플링(coupling, 동조화)현상을 보여줬다.

그래서 미국 증시가 오르면 대체로 다음날 한국 증시도 오르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 트럼프 당선 이후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트럼프 당선 이후 트럼프가 취하는 정책에 대한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 이후 트럼프가 취할 보호무역정책에 미국은 수혜자로, 우리나라는 수혜자가 아닌 피해자 쪽에 서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최근 최순실게이트와 같은 국내 상황이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도 미국과의 디커플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디커플링 현상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 전체에 나타나고 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흥국의 이머징 마켓이 모두 상황이 좋지 않다. 그 이유는 트럼프당선자가 처음 했던 얘기가 인프라투자를 하겠다고 했는데 그러면 경기가 활성화되면서 물가와 함께 금리도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 달러가 강세로 가고 다른 나라 통화는 약세를 보이게 된다. 실제로 현재 신흥국 통화는 죄다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외국인투자자가 신흥국에 투자하면 손해를 보게 된다. 외국인투자자들로서는 신흥국 증시에서 빠져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은 8일 1,135원에서 24일 1,180.1원으로 45원 올라 원화가치가 3.9% 평가절하됐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 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상화센터장은 “현재 상황은 트럼프가 후보시대 때 얘기했던 것과는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 트럼프는 그동안 달러 약세와 비용을 낮춰서 미국으로 공장이 들어오게 한다고 했는데 현재는 상황이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현재와 같이 계속 달러 강세로 가면 미국제품은 상대적으로 계속 비싸져서 자동차와 공산품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또 공장들은 바깥으로 나갈 수 밖에 없다. 결국은 달러상승세와 금리 상승 추세는 어느 정도 제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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