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은 이에 따라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는 등 AI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AI 경보단계 격상, 전국 시도에 AI 대책본부 설치 운영
정부는 23일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농식품부와 질병관리본부 등 7개 부처가 참여하는 'AI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농식품부는 AI가 계속해 확산됨에 따라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고 보고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전국 시.도에 대책본부와 상황실을 확대 설치하고, 주요 도로에 통제 초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한 AI가 발생한 경기와 충북, 충남, 전북, 전남 지역에서는 축산농가 종사자들의 모임을 금지하도록 조치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이번 AI 바이러스가 인수공통 감염체인 H5N6형으로 인체에 감염될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질병관리본부는 H5N6형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진행중에 있으며, 우선 당장 가금류 사육농장주와 살처분 작업인력에 대해선 항바이러스 약품을 투여하는 등 예방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에서 15명이 감염돼 6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으나, 최근 3명이 추가돼 9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9명 가운데 8명은 가금류 사육 종사자이고 나머지 1명은 비 종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방역당국은 지난 16일 전남 해남 산란계 농장과 충북 음성 육용오리 농장에서 AI 의심축이 신고된 이후 19일 전남 무안과 충북 청주, 20일 경기 양주, 21일 전북 김제, 22일 경기 포천, 23일 충남 아산 등 모두 8개 농장에서 의심축이 신고됐다고 23일 밝혔다.
그러나, 충북 음성의 4개 농장에서 집단 폐사 신고가 접수됐으나 이를 1개 의심축으로 분류한 것을 감안할 경우 실제 의심축 신고 농장은 11개다.
이들 의심축 신고 농장 가운데 전남 해남과 무안, 충북 음성과 청주는 고병원성 H5N6형 AI로 확진됐다.
방역당국은 이처럼 AI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은 과거 발생했던 H5N8형에 비해 병원성이 더 높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더구나 그동안은 서해안 벨트를 중심으로 확산됐으나, 23일 강원도 원주의 철새에서도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경상도 지역을 제외한 국내 모든 지역이 AI 사정권에 들어갔다는 얘기다.
김경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겨울 철새가 계속해 국내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철새로 인한 농가 전파 위험성이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또, "축산농가들은 소독과 차단방역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폐사 등 이상 증후가 나타나면 곧바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