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과 질문으로 하는 역사교육 필요
- 2018년 새 교육과정에 맞춰 시행하면 돼
- 17개 시도교육청 중 배포는 1,2군데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희연(서울시 교육감)
◆ 조희연> 안녕하세요.
◇ 김현정> 국정 역사교과서 검토본이 이제 월요일에 나오는 건데. 일단 받아가지고 검토는 하십니까?
◆ 조희연> 저희가 검토조차 거부한다 이렇게 돼 있고요.
◇ 김현정> 검토도 안 하세요?
◆ 조희연> 네. 왜 그러냐면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미래세대인 아이들에게 사실 처음부터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교과서를 획일적으로 주입하겠다, 이런 취지였습니다. 저희는 그렇게 판단하고 저희는 처음부터 이게 전혀 미래지향적이 아니다, 이렇게 판단하고 반대를 해 왔고요. 어쨌든 검토본을 미루고 오히려 국민적 여론을 더 들어달라, 이런 취지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내용이 어떠냐는 일단 차치하고 목적부터가 불순했다, 이렇게 보신단 말씀이에요?
◆ 조희연> 그렇습니다. 이게 국정교과서라는 단일의 교과서가 지금 21세기 아닙니까? 시대적인 흐름과 맞지 않고 더 다양하게 가야 하는데 그 다음에 국정교과서의 내용도 물론 문제가 있다고 저희는 우려하고 있고요.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검토도 안 하면 당연히 내년에 배포도 안 한다는 말씀이시잖아요?
◇ 김현정> 내년에 배포도 안 한다면 일단 출판사에서는 더 이상 내년도판 국사교과서 만들지 않을 거고 그러면 아이들은 전년도판을 갖고 배우는 건가요?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조희연> 저희가 역사 선생님들 얘기를 들어보니까 기존의 검인정 교과서가 쭉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출판사에서 만든.
◆ 조희연> 지금이라도 조금 진지하게 재검토를 하면 크게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검인정 교과서가 있고 선배로부터 물려받을 수도 있고. 왜 그러냐면 2015년 교육과정이 2018년부터 시작되는데 역사만 지금 내년으로 돼 있어요. 그래서 그냥 어차피 다른 과목들 2018년 하니까 그렇게 1년 더 미루고 국정교과서 문제를 재론한다면 저는 충분히 여지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거부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겠습니까?
◆ 조희연> 물론 법적으로는 별 문제가 없다고 일단 판단하고 있는데 저희가 국정교과서를 실제적으로 국민들이 엄청 반대하지 않습니까? 학부모까지 지금 반대성명을 내고 있는 상황인데.
◇ 김현정> 반대여론이 높죠.
◆ 조희연> 저희가 실제 반대를 구현하기가 여러 가지 오히려 쉽지 않은 면이 있습니다. 국민적인 여론이야 엄청난 반대가 있고 사실은 이게 역사교과서 국정교과서가 만들어질 때 역사학 분야, 역사 교사, 역사 교수의 한 99%는 반대를 했었습니다.
◇ 김현정> 그랬었어요.
◆ 조희연> 그런 상황인데 저는 솔직히 이런 촛불 광화문 사태라든가 이런 게 날 걸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않았으니까 국민들이 달라진 시각과 시선을 이미 갖고 계시거든요. 그래서 이런 변화된 국민들의 분노를 좀 염두에 두고 교육부에서도 한번 진지하게 검토를 하시면 물론 행정기관을 담당하는 입장에서 보면 바로 이렇게 바꾸시기는 쉽지 않을 거예요. 그러나 진지하게 검토해 달라 이게 저희의 취지입니다.
◇ 김현정> 앞에서 대통령이 국무회의 당시에 했던 발언을 여러분 잠깐 들으셨습니다만 그때 국무회의에서 한 발언이 뭐였냐면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된다. 전체 책을 다 보면 그런 기운이 온다. 이게 참 일반적이지 않은 용어들이 나와서 그 당시는 참 의아하다 정도였는데 혹시 여기에?
◆ 조희연> 퍼즐이 맞춰지는 것 같은 느낌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 연설문 작성에도 국무회의 결정과정에도 최순실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지금 나오는 거죠?
◆ 조희연> 그래서 최순실 교과서가 아니냐는 의혹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확증은 있다고 말할 수 없겠죠. 그러나 그렇게 의혹을 가질 만한, 충분히 그럴 소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혼이 비정상이라는 말이 국정교과서와 연관돼서 제기됐다는 점에서 특히 그런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하지만 교육부 입장은 그렇습니다. 국사교과서와 최순실은 전혀 무관하다. 그래서 이름도 대한민국 역사교과서라 했다. 왜 엉뚱한 걸 끼워 맞추면서 반대를 하느냐?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 조희연> 그러니까 대한민국 교과서라는 표현도 저희는 서울교육청에서는 세계시민 교육을 좀 모토로 내걸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아이들이 살 10년, 20년 후의 세상은 우리가 정말 대한민국에 대한 강렬한 애정을 가지면서도 훨씬 더 열린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외국인을 대해야 되는, 우리 역사 교육도 훨씬 미래지향적으로 가야 된다. 이런 의미에서 세계시민 교육을 하는데 세계시민적 관점에서 역사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판국에 6, 70년대 아버지 박정희 시대의 그 교과서같이 하자는 취지가 되는 겁니다, 지금.
◇ 김현정> 획일화하자는 것이 지금 세계적인 흐름과도 맞지 않는다?
◆ 조희연> 시대적으로 맞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또 얼마나 변화됐습니까? 다양화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돼버리는 거죠.
◇ 김현정> 교육부는 이런 얘기도 해요. 교과서들을 다양하게 하다 보니까 좀 잘못 기술된 것들도 있다, 이거를 좀 바로잡아서 어차피 역사라는 건 명확한 거니까, 이미 지나간. 여러 학자들의 중지를 모아서 제대로 된 하나를 만들어 교육시키자는 건데 이게 왜 문제가 되느냐?
◆ 조희연> 정확히 바로 그 지점에서 그것이야말로 역사교과서 시장에서 경쟁하고 그 다음에 점점 더 선생님들한테 자율성을 드리고 다양한 견해를 토론하도록 하고, 그래서 저희는 지금 부교재로 하나 만들고 있는 것이요. 토론과 질문으로 하는 역사교육 이런 취지로 이 다양한 이견들, 논쟁들, 이게 예를 들면 정답이 1번, 2번 해서 2번이 맞다. 이걸 암기한다. 이게 지금 우리가 해야 될 교육의 방향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 취지에서 바로 그렇게 정말 정답을 다 모아놓은 한 권의 교과서로 단일하게 교육을 하는 것이 이 세계화시대에 인공지능시대에 맞지 않다는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국정교과서라는 그 틀이 일단 맞지 않는다, 일단 이거 한 가지와. 그 안에 담길 내용도 나와 봐야 알겠지만 참으로 우려스럽다는 것 하나. 거기다가 최순실이 개입됐을 의혹이 여전히 있는 상태에서 지금 강행하는 게 맞느냐? 이 세 가지를 말씀하셨어요.
◆ 조희연> 국민적 의혹이 많기 때문에요. 그리고 사실 따져놓고 보면 지금 박근혜 정부가 여러 가지 위기에 처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정말 분노하고 있는데 이 분노 속에는 꼭 최순실 비리, 국정농단만이 아니라 이런 국정교과서 문제, 누리과정 문제 이런 여러 가지 기존에 경청하지 않고 소통하지 않은 부분, 이런 부분에 대한 여러 분노가 결합돼 있지 않을까 싶어요.
◇ 김현정> 그렇게 보세요? 아니, 그런데 지금 탄핵 정국으로 굉장히 어수선해요. 대통령 탄핵을 하느냐 되느냐 마느냐 하야를 하느냐 마느냐 이 와중에 국정교과서를 연기하지 않고 이렇게 강행하는 데는 어떤 다른 이유도 있을 거라고 보세요?
◆ 조희연> 저도 궁금합니다. 저도 궁금한데 좀 알려주시면 좋겠고요. 저는 어쨌든 정말 현 정부의 정당성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교육부도 기존에 해 오던 걸 일주일 전에나 며칠 전에 번복하기는 쉽지 않을 거예요. 그러나 정말 국민의 의향이 어떻게 변하는지 어떻게 변해있는지 이걸 놓고 진지하게 검토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마침 2014년 교육과정이 2018년부터 다른 과목들이 있으니까 역사도 그거에 동일하게 하면 1년을 미루는 게 다행히 가능하다, 그런 판단을 하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다른 시도교육감님들도 비슷한 생각하세요? 아니면 서울시만의 생각입니까?
◆ 조희연> 아닙니다. 더 강한 입장이에요. 광주교육감님 같은 경우에는 아예 중학교 같은 경우 의무교육이니까 교과서 대금 지급을 안 하겠다.
◇ 김현정> 대금지급을 안 한다?
◆ 조희연> 인쇄소에 대금을 지급을 안 하겠다고까지 얘기하고 계십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받아서 하겠다는 분들과 비율이 어느 정도 됩니까, 대략?
◆ 조희연> 받아서 하겠다는 분은 지금은 한두 군데밖에 없습니다, 제가 판단하기에요. 17개 중에서요.
◇ 김현정> 한두 군데밖에 없습니까? 나중에 법적으로 문제돼서 교육감님이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안 받으세요?
◆ 조희연> 그러니까 이게 법적인 문제가 뭐냐 하면 입시하고 연관이 되기 때문에 내년에 2017년에 만일 이것을 배우는 학생들의 경우는 그 다음 해 입시에 그걸로 공부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그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좀 복잡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쨌든 강행 이후에는 여러 가지 법적인 문제를 더 검토를 하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말씀하신 대로 정말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이행을 안 하면 이행을 안 한 걸 가지고 고발을 하거나 이렇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러나 저는 국민, 학부모님들이나 역사 선생님들 전반적인 국민의 분노가 용납을 하지 않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저희도 이렇게 발표하는 게 저희가 강한 입장을 갖고 있어서도 그렇지만 교육청은 뭐 하냐?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이렇게 비난을 하시고 하시기 때문에 그런 여망을 저희가 받들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조희연 교육감님 고맙습니다.
◆ 조희연>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서울시교육청 조희연 교육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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