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석 전 청담고 교장은 22일 서울시의회 2차 행정사무감사에서 지난 2011년 승마 특기학교를 신청하기 전 최 씨를 만난 적이 있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 김찬일 당시 체육부장이 만났다"고 밝혔다.
장 전 교장은 이어 "최순실 씨를 만난 김 부장이 승마특기생을 지정하자고 해 나는 결재해준 것"이라며 "제가 먼저 체육부장에게 승마 얘기를 한 건 절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 전 체육부장은 "2011년 최 씨는 정 씨를 가리켜 '특기생으로 들어올 학생'이라며 입학이 모두 결정된 뒤에 찾아온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육특기학교에 승마종목을 신청하라고 한 건 장 전 교장의 지시였다"며 "장 전 교장이 최 씨와 사전에 만났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엇갈리는 진술은 지난 14일 열린 1차 행정사무감사 이후 되풀이되고 있으며, 둘 중 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청담고 운영위원을 맡았던 일부 학부모들은 "승마부도 없는 학교에 왜 뜬금없이 승마특기생을 뽑느냐"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청담고는 이 과정에서 운영위원회나 체육특기생 관리위원회를 열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기고 신청 절차를 이어갔다. 그리고 다음 해, 첫 번째 승마특기생으로 정유라 씨가 입학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측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승마특기자 전형 도입부터 학교 측의 조직적인 특혜가 있었다는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특히 김경자 의원은 행정감사에서 "청담고가 특기학교지정 신청서를 낸 지 하루 만에 승인이 났다는 건 학교와 교육청이 사전에 논의했다는 것"이라며 "통상 교육청 결재가 하루 만에 나는 일은 드물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최순실·정유라 교육농단 뒤에는 교육청과 학교의 사전 준비가 있었다"며 "교장과 체육부장 둘 중 하나, 거짓말을 한 사람이 그 연결고리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담고는 지난 2011년 7월 12일 서울 강남교육지원청에 특기학교지정 신청서를 냈고, 다음 날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찬일 전 체육부장은 앞서 서울시교육청 특정감사에서 "지난 2012년 4월 최순실 씨에게 촌지 30만원을 받았다가 3~4일 뒤 정유라 씨를 통해 돌려줬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김 전 부장은 이날 행정감사에서는 "3주 후 학교를 방문한 최 씨에게 직접 돌려줬다"고 말을 바꿨다. 진술을 번복한 경위를 묻자 한참 동안 대답하지 못하고 서 있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정 씨 졸업 취소가 가능한지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마치는 대로, 외압 등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관련자를 수사기관에 고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