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현대캐피탈의 수많은 감독을 갈아치운 주인공이자 삼성화재의 단단한 아성을 쌓았던 신치용 단장이 현역에서 물러나며 둘의 경쟁 구도에 서서히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 시즌에는 비록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는 아니었지만 현대캐피탈이 ‘초보감독’ 최태웅 감독과 함께 전혀 새로운 배구로 V-리그의 판을 흔들며 다시 둘은 같은 눈높이에서 서로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2016~2017시즌을 시작하며 두 구단은 그동안 찾아볼 수 없던, 전혀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합작했다. 이름하여 ‘V-클래식 매치’. V-리그를 대표하는 두 팀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세계 여러 나라, 여러 종목의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는 ‘클래식’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난달 2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역사적인 ‘V-클래식 매치’의 첫 대결. 이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은 풀 세트 접전 끝에 귀중한 승리를 가져오며 새로운 페이지를 화려하게 열었다. 그리고 한 달 만에 다시 열린 두 번째 ‘V-클래식 매치’.
2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본격적인 대결을 앞두고 두 팀 감독은 대결 사상 처음으로 동반 인터뷰에 나섰다.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은 “라이벌 구도는 일부러 만들어지지 않는다. 모두의 관심을 통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안방에서 당한 패배를 복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이제는 우리 선수들이 삼성화재를 상대할 때 더 편하게 느낀다”며 ‘V-클래식 매치’에서 2연승을 거두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경기 결과는 현대캐피탈의 3-0(25-20 25-23 25-21) 완승. 지난 1라운드 대결에서 풀 세트 접전을 치러 힘겹게 승점 2점을 가져온 것과 달리 안방에서는 일방적으로 삼성화재를 몰아세웠다.
현대캐피탈(7승3패.승점18)은 문성민(21득점)과 톤(15득점)이 나란히 70%대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타이스가 양 팀 최다 28득점으로 버틴 삼성화재를 무너뜨리며 3연승을 달렸다. 삼성화재(4승6패.승점15)는 타이스를 제외하고 나머지 공격수의 아쉬운 활약 탓에 2연패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