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가 접근한 유력 정치인은 공교롭게도 '친박' 실세로 박근혜 대통령의 입으로 통하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이다.
CBS 취재결과 신천지 신도 A 씨는 지난 2014년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이정현 의원실에서 9급 정책비서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9급 정책비서직은 국회의원실 말단 직원이긴 하지만, 채용 경쟁률이 많게는 100대 1에 육박할 만큼 인기가 높다.
신천지 신도 A 씨가 이정현 의원실에 처음 발을 들인 것은 2012년 19대 총선 시절이다. 당시 이정현 후보가 광주 서구에 출마했을 때 이 후보의 사진을 찍으며 선거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이 후보가 낙마한 이후 2014년 7월 전남 순천, 곡성에서 치러진 19대 보궐선거도 도왔다. 이후 이정현 후보가 19대, 20대 국회의원에 연거푸 당선되면서 국회 이정현 의원실에 합류해 9급 정책비서직을 수행해왔다.
취재결과 A 씨는 이정현 의원실에 재직하는 동시에 신천지 활동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단 사이비 이미지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정치권을 기웃거렸던 신천지가 A 씨를 의도적으로 정치권에 들여보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A 씨는 신천지 베드로지파 출신으로 C 대학부에서 활동하면서 포교활동을 벌였다. 함께 C 대학부에서 활동했던 B 씨는 "2011년에서 2012년 사이에 신천지에 입성했으며, 새가족부를 맡아 활동했는데 팀장 자리를 버거워했었다"고 말했다.
A 씨의 신천지 행적을 안다는 또 다른 제보자는 "베드로지파 센터를 수료했고, 2014년부터 고양시 화정동 일대에서 신천지 신도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이정현 의원실 관계자는 신천지 신도 A 씨가 이정현 의원실에서 활동했다는 말에 곤혹스러우면서도 황당해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A 씨가 사진 찍는 재능이 있어서 선거를 도운 것도 사실이고, 의원실에서 함께 일한 것도 사실이지만 신천지 신도란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항변했다.
이어 "독실한 기독교인인 이 대표님은 이단, 사이비에 대해서는 상종도 안 하셨다"며, "신천지가 접근해 오면 단호하게 차단했다"고 말했다.
또, "A 씨가 신천지 신도인지 아닌 지 어떻게 검증할 수 있겠느냐"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친박 실세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신천지 비서 해명까지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