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기념관' 나간 자리에 하필 '박정희기념관'이라니

2009년 설립된 이래 수년간 자리를 지켜오던 미국 뉴욕 퀸즈 한인타운 플러싱의 '백범김구선생기념관'이 최근 '박정희기념관'으로 바뀐 배경을 두고 온라인에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사진=페이스북 화면 캡처)
2009년 설립된 이래 수년간 자리를 지켜오며 한인들을 위한 소통의 공간으로 역할을 하던 미국 뉴욕의 '백범김구선생기념관'이 최근 갑작스레 '박정희기념관'으로 바뀌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뉴욕의 백범김구선생기념관은 지난 2009년 6월 26일, 임시정부 수립 90주년과 백범 서거 60주년을 기념하여, 한인들의 주거터인 미국 뉴욕 플러싱 한 상가에 자리 잡았다.

기념관 내부에는 임시정부 시절의 김구 선생과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이 전시돼 있었다. 이곳에서는 매년 추모식이 열렸으며 각종 한인 행사도 진행됐다. 2016년 6월에도 67기 추모식이 거행된 바 있다.

하지만 이곳이 최근 뚜렷한 이유 없이 박정희 기념관으로 바뀌었다. 한인들을 위한 공간으로 역할하던 백범기념관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박정희기념관이 들어선 셈이다.

누리꾼들도 뚜렷한 이유 없이 사라진 백범기념관에 의문을 제기하며 의혹에 불을 지폈다.

한 누리꾼은 21일 페이스북에 "뉴욕의 '백범기념관'이 '박정희기념관'으로 둔갑하다니…. 임정 수립 90년, 백범 서거 60주기를 기념하여 2009년 미국 뉴욕 한인타운 플러싱상가 지하에 개관해 운영하던 '백범 김구 선생 기념관'이 최근 쥐도 새도 모르게 '박정희 기념관'으로 바뀌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작성자는 또 "나라 안만 '개판'을 만드는 게 아니라 나라 밖에서까지 나라 망신 다 시키는구나. 도대체 누가 이런 '만행'을 저질렀나. 그리고 백범 기념관에 전시돼 있던 그 많은 물품들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나. 천벌을 받을 X들"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실제 이 기념관이 위치한 건물 소유주가 박정희 대통령 뉴욕기념사업회 회장이라는 사실은 이같은 의혹에 불을 지폈다.

소유주 홍종학 씨가 지난 2015년 회장에 취임하며 "한인 2세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익명의 관계자는 22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같은 세간의 의혹을 부인하고 나섰다.

관계자에 따르면, 뉴욕의 백범김구선생기념관은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 뉴욕지회 회장 윤영제 씨가 사비로 운영한다.

관계자는 "윤 회장이 사비로 월세를 계속 내고 있었고, 지하에 위치해 습기가 차는 것 때문에 문제를 인식했던 것 같다. 마침 계약기간도 7월 만료돼 지상으로 옮기려는 걸 준비 중이었던 걸로 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금 승인 기간이고 조만간 큰 상가로 이전할 거다. 전시 물품들도 안전하게 보관돼 있다. 이런 논란이 있다는 것도 기자 전화를 받고 알았다.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와는 전혀 관계 없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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