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지사는 이에 따라 무소속 단체장이 됐고 경기도의회 여야가 합의한 연정과제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탈당으로 인해 남 지사와 여당이었던 경기도의회 새누리당,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간의 힘의 균형추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23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9일 경기도의회 민주당와 새누리당이 제출한 322개 의제 가운데 집행부와 의회가 협상단을 구성해 학교급식 증액 지원, 청년구직지원금 시행, 광역버스 준공여제 등 288개 사업을 연정과제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에는 남 지사의 주요 시책사업은 물론 민주당과 새누리당의 정신이 반영된 사업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당시 역학관계에 따른 소통과 타협의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전날 남 지사가 새누리당을 탈당하면서 힘의 균형추가 달라졌다.
이는 내년 본예산 심의 과정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경기도의회 건설교통교통위원회 조광명(민·화성)의원은 지난 21일 "남 지사가 내일 탈당한다고 밝혔다"며 "도정에 100% 전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2층 버스에 대한 여러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든 전액이든 관련 예산삭감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예산 심의 과정에서 민주당이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던 광역버스 준공영제, 경기도주식회사, 기업형 임대주택 도입 등의 사업도 난항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같은 날 민주당이 남 지사의 '4대 테마파크' 사업 등에 대해 제동을 걸자 이에 반발하며 오전 긴급 의원총회까지 소집했으나 오후들어 남 지사가 탈당을 결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 발 물러선 모양새를 보였다.
결국 '4대 테마파크' 사업의 일환인 여주 반려동물 테마파크와 광주 팀업캠퍼스 사업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안전행정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현재 남 지사의 탈당에 초점을 맞추고 관망세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 남 지사 탈당이 당 해체나 분당의 동력을 잃을 경우 각종정책에 대해 분명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중앙당의 정책기조와 이견의 여지가 있는 누리과정, 연정부지사 추천 임용, 생활임금 적용범위 확대 등에 대해서는 재검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새누리당 방성환(성남)정책위원장은 "민주당과 합의한 과제들은 정당 간 합의정신에 입각해 추진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새누리당이 제시한 과제 중 남 지사 주도의 사업에 대해서는 새누리의 정신과 철학이 반영됐는지 재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