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농민들 "트랙터 2천대 몰고 광화문으로"

(사진=전국농민회총연맹 제공)
박근혜 정부의 국정파탄에 분노한 농민들이 땅끝 해남과 진주에서 광화문까지 진격해 5차 촛불집회에 동참한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지난 15일 '전봉준 투쟁단'을 결성하고 박 대통령 퇴진을 위한 전국적인 농기계 상경투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122년 전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나 '보국안민(나랏일을 돕고 백성을 편안하게 함)'을 외쳤듯이, 다시 한번 농민들이 들고 일어나 국민이 주인이 되는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전봉준 투쟁단'은 서군과 동군으로 나뉘어 행진한다. 서군은 15일 전남 해남을 시작으로 전북과 충남을 순회하고, 동군은 16일 경남 진주시청을 떠나 경북, 충북, 경기 순으로 북상한다.

이동은 트랙터나 농사용 차량으로 하루 20~30㎞씩 하며 주요 시·군에선 농민회와 함께 간담회를 열거나 홍보활동을 펼친다.

약 열흘간의 순회를 마치고 투쟁단은 25일 광화문에 집결해 26일 열리는 5차 촛불집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18일부터 21까지 나흘 동안 전북을 거친 서군은 22일부터 충남을 순회한다.

서군을 이끄는 이효신 전농 부의장은 "박 대통령과 최순실 같은 사람들이 국정을 농단하고 민생을 파탄에 이르게 하는 동안 백남기 농민은 물대포에 맞아 사망했고, 정부는 아무런 사과도하지 않았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이어 "단지 쌀값을 올려달라는 게 아니다"면서 "지금같이 가진 사람들을 위한 정권이 아닌 우리 같은 농민, 서민을 위한 정권으로 바꿔내겠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소 키우고 농사짓느라 할일이 많은데 생업을 중단하고 나왔다"면서 "10여일 동안 집안일을 볼 수 없어서 아내에게 미안할 뿐"이라고 전했다.

동군을 이끄는 최상은 전농 부의장은 도민들의 열렬한 지지가 의외라는 반응이다. 새누리당의 텃밭이라고 불리는 경북에서도 상경투쟁의 참여도가 높기 때문이다.

최 부의장은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에서 조차 이제 민심이 바뀐 게 느껴진다"면서 "특히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를 지지했던 농민들이 더할 수 없는 부끄러움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대로라면 목표치였던 농기구 1천대를 넘어 2천대 이상까지도 동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현 시국이 얼마나 잘못됐고 농민들이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 농민들이 앞장서서 제대로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전봉준 투쟁단이 18일 전북농민 농기계투쟁 출정식을 열고 있다. (사진=전국농민회총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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