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전인권 (가수)
◆ 전인권>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요즘 계획에 없던 콘서트를 매주하고 계시네요?
◆ 전인권> 네. 때가 되고 시간 때 되면 해야죠.
◇ 김현정> 어떤 마음으로 무대에 매번 오르십니까, 토요일마다?
◆ 전인권> 나도 아들도 있고 딸도 있고 내 가족이 있는데 손녀도 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 누구나 다 어떤 게 옳고 그른가를 다 알잖아요. 옳고 그름을 얘기해야 겠단 생각이죠.
◇ 김현정> 그래서 무대에 딱 올라서 적게는 수십 만 개, 많게는 100만 개의 그 촛불을 볼 때 그 느낌은 어떠셨어요?
◆ 전인권> 정말 멋있었어요. 너무 차분하게 계셨어요. 제가 보기에는 정말 간절한 것 같다는 게. 진짜 간절하면 막 떠들고 그렇지 않잖아요. 조용하게 어떤 그런...
◇ 김현정> 차분하게 있었어요? 지난주 같은 경우 광화문에 60만 명이 모였는데 그 사람들이 다 뭔가 들떠서 흥분해 있는 상태가 아니라 차분하게 촛불 들고 있는?
◆ 전인권> 네. 나도 무대 올라갔을 때 차분해졌고요.
◇ 김현정> 아... 그러면서 말씀하셨어요. ‘세계에서 가장 폼나는 촛불시위가 되도록 하자.’ ‘여러분, 평화적으로 하셔야 됩니다.’ ‘박사모가 때리면 그냥 네네 하고 맞으세요.’ 그 말씀까지 하셨어요. (웃음) 어떤 의미였습니까?
◆ 전인권> 정말 모든 건 사랑하고 평화가 해결해 준다고 생각해요. 그런 걸 지금 63살이 돼서 많이 알게 됐죠. 그래서 그렇게 얘기하게 된 것 같아요. (웃음)
◆ 전인권> 그러게요. 그냥 오랜만에 사랑 노래 한번 써보고 나도 내 마음을 또 새롭게 갖자 그런 마음으로 만든 노래였는데, 참 멋있게 불려지더라고요.
◇ 김현정> 사랑송으로 부른 노래가 지금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송이 됐네요?
◆ 전인권> 네. 사랑 노래가 잘 만들면 좋기는 좋은 거예요.
◇ 김현정> 그래요. 그리고는 애국가, 조금 전에 여러분 들으신 그 애국가를 부르셨는데요. 지난 주말 광화문에서 부른 여러 곡 가운데 최고 절정이 애국가였다라는 분들이 많으세요. 사실은 좀 의아했던 게 애국가 하면 약간 보수의 전유물처럼 지금까지는 여겨졌거든요. 국가주의가 떠오른다, 전체주의가 떠오른다해서요. 학교 조회시간에 강요해서 부르던 그 애국가랑도 오버랩이 되고요. 그런데 그날 전인권 씨가 광화문에서 부른 그 애국가는 참 다르더군요?
◆ 전인권> 옛날에 세월호 사건이 있었을 때 제가 광화문에서 노래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내 생각이 지금이 애국가 부를 시기가 아닌가... 외로운 언덕 같은 데서 정말로 간절하게 애국가를 부르는 그런 모습이 자꾸 떠올랐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부르게 된 거죠.
◇ 김현정> 그런데 대중예술하는 분들이 이렇게 정치적인 소신을 그대로 표현했다가 권력에 소위 찍혀가지고 고생하는 경우가 많았잖아요. 그래서 봐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이렇게 지내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데 좀 망설여지지는 않으셨어요?
◆ 전인권> 항상 내가 살아오면서 예순셋이라고 했잖아요. 옳다고 내가 생각하고 표현할 때는 큰 문제가 없었어요. 그러니까 괜한 거 가지고 이리저리 생각하고 할 때는 나쁜 것들도 오고 그랬지만, 지금 내 판단으로 옳다고 생각할 때는 그런 일이 없었어요.
◇ 김현정>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했을 때는 문제될 게 없었다? 아니 그러다가 진짜 어디 TV 출연도 못하고 방송 출연도 못하고 고생하시는 분들도 더러 계셨잖아요?
◆ 전인권> 뭐 워낙 TV 출연은 안 하는데다가, 그럼 피차 손해죠.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런데 지금도 말이죠. 후배 대중문화인들 보면 아예 세상일에는 관심이 없는 경우도 있고 또 관심이 있어도 표현 못하는 경우도 있고 지금도 혹시 두려워서 용기 못 내는 후배들 있다면 한마디 해 주시죠, 후배들한테.
◆ 전인권> 가장 옳다고 너희들이 생각할 때는 해라. 왜 안 하냐. (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그래서 그런 후배들이 있다면 사랑을 많이 하고, 사랑과 평화를 사랑해라라고 하고 싶어요.
◇ 김현정> 나중에 후회하게 되면...
◆ 전인권> 나중에 어떤 일이 있어도 후회는 안 해요.
◇ 김현정> 그나저나 집회 현장에 참가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수 이승환, 이효리 씨하고 함께 대한민국 위로송 ‘길가에 버려지다.’ 이 노래를 전인권 씨 발표하셨어요. 이 세 분의 조합이 평소에 보기 쉬운 조합이 아니거든요. 흔한 조합이 아니거든요. 어떻게 모이신 거예요, 세 분이?
◆ 전인권> 이규호라는 싱어송라이터가 있는데 굉장히 좋은 곡을 많이 만드는 친구예요. 그 친구를 먼저 통해서 내가 어떤 부분을 부르면 된다는 얘기를 들었고 그래서 그냥 무조건한 거죠.
◇ 김현정> 무조건 오케이? 후배들하고 공동작업 해 보니까 어떠셨어요? 이승환, 이효리 이런 후배들하고.
◆ 전인권> 네. 좋았어요. 그러니까 나한테 문자 보내고, 사랑한다는 이모티콘? 그런거 보내고.
◇ 김현정> 누가요?
◆ 전인권> 승환이요, 이승환 씨가. (웃음)
◇ 김현정> 이승환 씨가 전인권 씨한테 사랑한다는 이모티콘을 막 보내요? 문자로?
◆ 전인권> 네. 나도 보내고요.
◇ 김현정> 그렇군요. 광화문 집회에는 언제까지 나갈 계획이세요?
◆ 전인권> 그거는 큰 문제 같지 않아요. 너무 많이 나가면 재미가 없을수도 있겠지만 웬만하면 나가는 게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아요.
◇ 김현정> 참 대단하십니다. 아무쪼록 모두 주말에 광장에 모이지 않아도 되기를, 우리의 빼앗긴 주말을 되찾을 수 있도록 이렇게 기도해야겠습니다.
◆ 전인권> 아이고, 네. 저를 너무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현정> 별 말씀을요. 오늘 참 짧지만 깊이 있는 울림 있는 인터뷰였습니다. 건강하시고 오늘 고맙습니다.
◆ 전인권>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가수 전인권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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