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은 병원의 관리 부주의로 뇌사 위기에 빠졌다며 의료사고를 주장하는 반면, 해당 병원은 진료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임신 9주차 A(37) 씨는 임신 후 정기 검진을 위해 지난 18일 병원을 찾았다가 뱃속에 아이가 숨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긴 기다림 끝에 생긴 아이의 손과 발을 볼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집을 나선 A 씨에겐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A 씨와 A 씨 가족에게 닥친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소파수술을 받은 A 씨가 뇌출혈을 일으켜 지금껏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A 씨 가족과 진료기록 등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8일 오후 4시30분 수술이 끝난 뒤 어지러움을 호소해 회복실에서 안정을 취했다.
이후 2시간여가 지난 6시 30분쯤 병원은 A 씨가 뇌출혈을 일으켰다며 119에 신고했다.
당시 A 씨는 이미 의식을 잃었고, 혈압은 250까지 오른 상태로 종합병원으로 이송됐지만 21일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어 "수술 당일도 고혈압으로 수술을 30여분을 늦추는 등 병원에서 고혈압 위험을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2시간여를 방치해 결국 의식불명에 빠지게 했다"고 하소연했다.
가족들은 철저한 사고 경위파악과 이에 따른 적절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B 씨는 "웃으며 병원에 간다고 한 동생 얼굴이 또렷한데 의식 없이 누워있는 동생을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면서 "해당병원 원장 등이 상태 호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말뿐이고 3일이 넘도록 어떤 조치도 연락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병원 측은 A 씨의 경과를 지켜보고 후속조치 등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의 상태 회복을 위해 최선을 하겠다는 뜻을 가족들게 전달했다. 입원해 있는 병원에 수차례 연락해 경과를 살피고 있다"면서 "가족들이 원하면 서울 등으로 이송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 분이 어지럽다고 해서 좀 더 휴식을 취하면서 시간이 지체됐고, 발견 후 바로 신고해 이송했다"면서 "회복실내 상황은 진료기록 등을 통해 사실 확인 중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