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4차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행진을 멈추고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인근에 세워진 경찰 차벽에 붙은 꽃 스티커를 손으로 직접 뗐다.
스티커는 잘 찢어지는 재질로 떼어내기 쉽지 않았지만 시민들은 포기하지 않고 손톱으로, 신용카드로 일일이 긁어서 하나라도 더 떼기 위해 노력했다.
스티커를 긁어내던 고3 수험생 홍인서 씨는 "나중에 의경 분들이 떼야 하기 때문에 저희가 조금이라도 더 떼 드리려고 한다"고 말했고 그냥 경찰에 떼게 놔두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의경 분들도 나오고 싶어서 나와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힘든 거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촛불집회에 참여한 김상곤(37) 씨 역시 "경찰도 국민들과 같은 편이라 생각하고 시민들이 스티커를 붙였지만 떼지 않고 간다면 (의경도) 누군가의 가족인데 고생할 거 같고 이걸 떼려고 일요일에도 못 쉰다고 생각하면 시민으로서 당연히 떼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차벽에 붙인 스티커는 크라우드펀딩 예술단체 '세븐픽처스'에서 제작해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준 것으로 집회 후 스티커를 뜯어내는 경찰에게 메시지를 주기 위한 퍼포먼스다.
하지만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의경도 "누군가의 가족", "같은 국민"이라 말하며 늦은 시간까지 스티커를 떼기 위해 노력하는 따뜻함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