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령 천하장사' 장성복 "꿈 이뤄 너무 좋다"

21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 천하장사 씨름 대축제'에서 천하장사에 오른 장성복이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통합씨름협회 제공)
"천하장사 꿈을 이뤄 너무 기분 좋다."

적잖은 나이에도 모래판을 떠나지 않았던 장성복(37·양평군청)이 마침내 꿈에 그리던 천하장사에 등극했다. 짧지 않은 시간을 묵묵히 버텨내며 훈련에 매진한 끝에 이뤄낸 값진 결과다.

장성복은 21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 천하장사 씨름 대축제' 결승전에서 김재환(24·용인백올쌀)을 3-0으로 제압하고 생애 첫 천하장사에 올랐다. '명절장사'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많은 우승 경험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유독 천하장사와는 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장성복은 힘들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 2경기를 잡채기로 따낸 장성복은 3경기 마저 밀어치기로 김재환을 모래판에 눕히며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예선을 포함해 단 한 경기도 내주지 않고 전승으로 이뤄낸 우승이다.

장성복은 역대 21번째이자 최고령 천하장사다. 종전 기록은 2009년 천하장사에 오른 황규연(당시 33세)이 보유하고 있었다.

우승을 확정한 장성복은 모래판에 앉아 환호를 지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천하장사 타이틀이 너무나도 간절했던 탓이다. 그는 "천하장사는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다. 너무나도 되고 싶었다"며 "이제야 꿈을 이뤄 기쁘다"고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드디어 천하장사 등극!' 장성복이 21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 천하장사 씨름 대축제'에서 천사장사에 오른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통합씨름협회 제공)
지난해 무릎 연골 수술을 받아 슬럼프를 겪은 장성복. 하지만 천하장사를 향한 의지는 여전했다. 그는 "재활 탓에 대회 준비에 집중하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신택상 감독은 맞춤 훈련으로 장성복을 도왔다. 신 감독은 "아무래도 나이가 많다 보니 무리한 운동보다는 산악훈련 등을 통해 체력 안배에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장성복은 모래판에서는 거친 황소 같은 모습을 보이지만 딸 앞에서는 한없이 자상한 아빠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의 두 딸은 우승의 징표나 다름없는 소중한 존재다. 장성복은 "지난해 설날대회에서 백두장사를 차지하고 한 달 뒤에 딸이 태어났다. 그리고 이번 천하장사 대회를 한 달 앞두고 둘째 딸이 태어났다"고 웃음을 지었다. 신 감독은 "아이들이 우승과 연이 많다"고 말을 거들었다.

꿈에 그리던 천하장사에 올랐지만 장성복의 여기서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앞으로 5년은 더 해야죠"라고 말한 뒤 "꾸준히 몸관리에 집중하고 부상만 없다면 가능할 것 같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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