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소속 김응희 경위는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18년 전 피해자의 가족, 특히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보고 가슴이 아파 잊을 수 없었다"며 "늦었지만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의 한을 지금이라도 풀어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 경위(당시 경장)는 지난 1998년 이 사건 수사를 위해 도봉서에 설치된 수사본부에서 각종 심부름을 도맡던 막내였다.
하지만 당시 사건 현장에서 만난 피해자 A(당시 34) 씨의 가족들이 18년이 지나도록 가슴에 남아 재수사에 착수했다.
김 경위는 "발생 당시 어머니가 숨지는 모습을 딸이 고스란히 보고 이웃에게 구조요청을 한 사건"이라며 "딸은 11살, 아들은 10살이었는데 가슴이 정말 아팠다"고 말했다.
당시 수사본부가 2년 만에 해체하면서 사건은 미제로 남겨졌으나, 올해 초 김 경위가 다시 살피기 시작하면서 물꼬가 텄다.
김 경위는 DNA와 사진 분석을 통해 125명을 수사 선상에 올린 뒤 인적사항을 일일이 대조한 끝에 피의자 오모(44) 씨를 붙잡아 구속했다.
이 소식을 들은 피해자 A 씨의 남편은 최근 김 경위와의 통화에서 "정말 고맙다. 그동안 고생 많았다. 인사라도 하고 싶다"며 "그동안 부인 없이 정말 어렵게 살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경위는 "형사라면 앞서 해결하지 못한 사건을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다들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동안 A 씨의 가족들이 눈에 아른거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사건들을 병행하느라 쉽지 않았지만 함께 해준 동료들이 있었기에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