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개 사업가 불과한 황 전 교수, VIP 독대라니
- 황 전 교수 특허, 줄기세포 등록도 이해 안 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류영준(강원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 류영준>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뜬금없이 생각지도 못했던 줄기세포 얘기가 나왔습니다. 이거 보면서 어떤 생각하셨어요?
◆ 류영준> 사실 줄기세포라는 단어가 이번 사건에 이렇게 연관된다는 자체가 뜬금없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제가 볼 때는 어떤 일련의 연관성이 있는, 일련의 사건이 있다고 저는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그러면 하나하나 좀 짚어보죠. 먼저 박 대통령이 그 성형외과에서 받았다는 줄기세포 시술, 이름이 '자가지방줄기세포주사'라는 건데 이게 도대체 무슨 시술입니까?
◆ 류영준> 성체줄기세포 일종인데요. 자기 배나 자기 가슴이나 자기 팔뚝에 있는 지방을 빼서 체외에서 좀 가공을 해서 다시 자기한테 넣는 그런 시술입니다. 피부 밑에 넣으면 피부가 좀 부풀어올라서 젊어보이고 정맥에 넣으면 면역력이나, 이런 여러 가지, 기분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 김현정> 이거 불법이에요, 합법이에요?
◆ 류영준> 바로 빼서 바로 넣었으면 의사의 의료행위로 보고 불법이 아닌데요. 체외에서 배양을 해서 정맥주사를 놨다, 이거는 지금 현행법상 문제가 있습니다.
◇ 김현정> 현행법상 불법이다, 그거는 왜 그렇죠?
◆ 류영준> 혈관에 뭘 넣는다고 할 때는, 지방을 넣으면 막히잖아요? 그거를 세포를 아주 잘게 잘 가공을 해야 생명에 지장이 없기 때문에, 그 행위는 굉장히 위험해서 정부에서 막고 있는 거죠. 실제로 일본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 두 명 사망을 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가격을 보니까 최저 500만 원에서 최대 1억 원까지. 그런데 이걸 지금 공짜로 맞았다는 증언이 나온 겁니다. 한 번도 박 대통령은 비용을 내지 않았고 김기춘 전 비서실장도 일본에서 다섯 차례 받았는데 한 차례만 비용을 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 류영준> 줄기세포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 뭐 근 10년 동안 계속 이런 식의 로비 같은 이런 식의 행위들을 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이것이 지금 불거져서 그렇지 실제로 줄기세포 시술과 관련된 여러 정치행위들이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2010년 그 당시에 이런 로비가 상당수 국회의원들한테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그 얘기는 ‘의원님, 와서 좀 맞아보세요. 이거 회춘하는 주사인데 굉장히 좋은 겁니다’ 이런 식으로 로비를 했다는 건가요?
◆ 류영준> 식약처에 허가를 받아야 하는 의료 세포치료제에 대한 규정이 있고 또 약사법에 어느 일정 수준 규정이 있는데 (그런 규제들을) 완화해달라든지.
◇ 김현정> 규제를 완화해 달라?
◆ 류영준> 예. 안 그러면 새로운 법률을 개정하든지, 만드는 이런 곳에, 국회의원들이 힘이 있잖아요. 그것에 대한 홍보죠, 일종의.
◆ 류영준> 일단 국회의원들은 많이 맞으셨고 또 나이 많으신 분들 중에 예전 VIP, 전직대통령의 이름도 거론된 것 같고요.
◇ 김현정> 그야말로 힘 있는 사람들한테는 다 한 번씩 맞춰줬네요?
◆ 류영준>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 김현정> 지금도 그 로비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 류영준> (방법이 다양해서 그렇지) 지금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저희가 우리 류영준 교수를 사전 취재할 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황우석 사태의 확장판으로 본다. 그러셨더라고요. 이게 저는 좀 의미심장하게 들리던데 이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 류영준> 실제 지금 단발적으로 나오는 보도들 보면, 줄기세포를 중심으로 나오는 단어 중에 황우석 전 교수 이름도 나오고요.
◇ 김현정> 나오더라고요.
◆ 류영준> 예. (최순실과 줄기세포 관련된 그런 보도들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이름도 나오고, 정윤회 씨도 나오고, 지금 박 대통령 이름도 나오고 이런 것들을 볼 때 어떤 연관성이 있다고 추측이 되는 거죠, 제 입장에서는.
◆ 류영준> 10년 전에 있었던 황우석 전 교수 사태가 과학자가 권력 중심에 자꾸 접근해서 그걸 이용해서 뭐 연구비도 타내고 정책도 좌지우지하고 그랬지 않습니까? 황우석 교수가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청와대 수석실을 통해서 정부 회의에 참석을 한다든가.
◇ 김현정> 지난 4월 정부 회의에 황우석 전 교수가 참석을 했다는 거거든요?
◆ 류영준>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지금 거기서 황 전 교수가 한 말들이 ‘법을 풀어달라, VIP와 독대했다. 나는 못하게 하더라도 차병원은 하게 해 달라’ 이렇게 언급을 했다는 거예요?
◆ 류영준> 공식회의였고 실제 청와대 비서관도 참여한 회의에 여러 인사들이 이렇게 공개적으로 있는 자리에서 클로징멘트로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제가 전해들었어요, 여러 명한테.
◇ 김현정> 이게 사실은 보도되지 않은 사실인데, 그 회의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다수가 이런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고 합니까?
◆ 류영준>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나는 못하게 하더라도 차병원은 연구를 하게 해 달라’, 이거는 무슨 의미입니까?
◆ 류영준> 실제로 지금 황 전 교수가 자기가 복제배아줄기세포를 수립하겠다고 하는 의지를 보여왔고요. 하지만 국가생명윤리위원회에서는 큰 스캔들을 일으킨 사람에게 허가를 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지금까지 고수해오고 있거든요. 그런데 (황 전 교수가) 자기는 계속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에서 후배들의 앞길을 열어달라는 명목으로 만약에 복제배아줄기세포가 신선난자로 허가를 받았다고 칩시다, 그러면 황 전 교수는 자기도 할 수 있는 확률이 늘어난다고 (기대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여기서 지금 주목할 부분이 황 전 교수가 회의에서 ‘나는 대통령과 독대했다’, 이런 이야기까지 했다는 거예요?
◆ 류영준> 저도 그 부분이 놀랍습니다. 이게 지금은, (황 전 교수는) 일개 그냥 사업가잖아요. 그런데 대통령하고 어떻게 독대를 했으며 그 정책회의에 어떻게 참석을 할 수 있는지…그게 일반 기업인들은 하고 싶어도 못하는 일이고, 또 줄기세포 전문연구자들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일인데 어떻게 그런 커넥션이 있어서 그렇게 활동을 하고 다니는지 그게 놀랍죠.
◇ 김현정> 아까 처음에 말씀하셨던 정윤회, 안종범, 또 박 대통령, 이렇게 이어지는 어떤 라인 같은 것이 있는 게 아니냐 말씀하셨는데 여기서도 또 그런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 류영준> 예. 충분히 그런 생각할 수 있는 의혹이 있는 거죠, 충분히. 최근에 보도를 보면 (정윤회 씨와 친분이 있다는 역술인 이세민 씨와 황 전 교수가) 같이 찍은 사진이나, 또 (이세민 씨의) 생명공학회사 자금모금 과정 등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황 전 교수가 권력에 자꾸 접촉하려고 하는 노력이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 김현정> 지금 나와 있는 의혹들이 다 점점이 보도가 되고 있는데 아마 이제 이쪽 줄기세포 업계를 누구보다 잘 아시는, 이 학계를 잘 아시는 분으로서는 아마 그 퍼즐들이 좀 꿰어 맞춰지실 것 같아요. 어떤 식으로 개인적으로는 맞춰지십니까?
◆ 류영준> 황 전 교수가 지금 청와대의 VIP와 독대했고 안종범 수석이 규제 개혁에 대한 회의들을 하는 와중에, 보건복지부 생명윤리 정책과 과장이 경질되는 일이 있었거든요. 4개월 만에 자리가 바뀌었다는데, (경질된 그 과장은) 생명윤리법 개정을 반대하는 입장이었거든요. 그분이.
◇ 김현정> 경질된 그 분이?
◆ 류영준> 네. (그 분은) 실제로 보건복지부 장관께서 VIP하고 이렇게 회의를 하는 와중에도 생명윤리법 개정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는데 대통령이 (그 부분에 대해) 면박을 주는 장면이 최근에 보도가 또 됐고요. 또 특허도, 황우석 전 교수의 특허가 이번에 등록이 됐고 또 질병관리본부에서 자가분열, 생식배아복제줄기세포라고 학계에서는 거의 결론이 난 부분을, 굳이 복제줄기세포라고 우기는 지금 황 전 교수의 줄기세포를 지금 울며 겨자먹기로 등록을 해 줘야 되는 그런 상황에 있는데요. 어떤 한 사람이 조절하지 않는 한 어떻게 일률적으로 이렇게 통일성 있게 갈 수 있느냐는 거죠, 제 생각은.
◇ 김현정> 그러면 그 뒤에 보이지 않는 손. 이 모든 것을 조정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라고들 얘기를 합니까?
◆ 류영준> 일단 청와대라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거죠.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가 그 문화체육계에서 비선실세가 작용해서 어떻게 정책들이 만들어졌고 돈이 집행됐는지를 지금까지 쭉 봐왔는데, 지금 줄기세포 쪽 이야기를 들어보니 비슷한 프로세스로 비슷한 과정으로 뭔가가 이루어지고 있었던 게 아닌가 또 하나 의심을 품게 되네요.
◆ 류영준> 그렇습니다. 저도 그렇게 지금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일단 학계에서,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류영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강원대학교 류영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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