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밤 4차 촛불집회를 주최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은 광화문광장과 경복궁 앞 사직로와 율곡로 등에 방송차량 5대를 설치했다.
또한 노동당이나 환수복지당 등 정당이나 단체에서도 경복궁 현판 앞 등에 방송장비를 설치했다.
이날 오후 10시쯤 경복궁 사거리(동십자각 로터리)에 설치된 방송차량에는 자신을 경기도의 한 학교 역사교사라고 소개한 남성이 터틀넥 상의로 얼굴 한쪽을 가리고 올라섰다.
그는 "아이들에게 공부하면 삶이 바뀌고 세상이 바뀐다고 가르치고 싶은데 지금은 참 부끄럽다"며 "말을 타고 엄마가 학칙을 바꾸면 이화여대에 갈 수 있다는 게 말이 되냐"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자기 가족사만 들먹이는 현실이 역사를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참 부끄럽다"면서 "이런 세상도 바뀔 수 있다는 걸 촛불 든 어른들이 만들어주자"고 울먹였다.
자신을 심리학자라고 밝힌 한 남성은 "요새 애 낳기 힘들다 취업 힘들다 하며 찾아오는 사람들 때문에 장사가 너무 잘 된다"면서 "하지만 내년부터는 이런 고민들이 다 해결되고 장사가 안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경찰과 대치중인 경복궁역 사거리(내자동 로터리)에 설치된 방송차량에는 전남 여수고 2학년 한 남학생이 올랐다.
그러면서 "차가운 물 속에 몇백 명의 아이들이 있는데, 누군가의 딸이고 누군가의 누나, 누군가의 동생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고, 이내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이어 "오래 걸리더라도 지금 이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계속 지켜달라"며 "이 나라에 태어난 게 너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직접민주주의의 상징인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의 '아고라'가 박근혜·최순실게이트 이후 2016년 서울 도심에서 재현된 모습이다.
한때 방송차량 사회자는 "혹시라도 자유발언 중 성차별이나 소수자 차별, 혐오 발언 등이 있을 경우 마이크를 끌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