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4차 촛불집회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한 시민들은 "김진태 의원의 발언을 듣고 거리로 안 나올 수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촛불을 들고 "박근혜는 퇴진하라"고 목놓아 외치던 학원 강사 이 모(38) 씨는 "지난 주에 오고 다음 주에 오려고 했는데 김 의원의 촛불 발언을 듣고 나니까 이번 주도 올 수밖에 없었다"며 "촛불은 절대 꺼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씨는 "김 의원은 시민 사회의 분열을 바라는 것 같은데, 이럴수록 분열은커녕 시민들은 더 단결될 것"이라며 "끝까지 나와서 이 자리를 지키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아들을 데리고 광장으로 나온 박 모(47) 씨는 "백만 명이 촛불 시위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촛불은 꺼진다'고 말하는 게 너무나 뻔뻔스러워 견딜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박 씨는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은 시민들을 아직까지 무시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시민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확실히 보여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홀로 촛불을 두 개나 들고 행진을 하던 주부 이순옥(56) 씨는 "그 사람들은 '시간이 가면 너네도 대충 끝날 거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촛불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극영화학을 전공하는 학생 정혜윤(22) 씨는 김진태 의원의 발언을 듣고는 "인터넷에서 파는 횃불을 살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정 씨는 "촛불이 모이면 단순한 촛불에서 그치지 않는다"며 "분열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이 통합되고 있다, 어린아이부터 몸이 약한 사람들까지 온국민이 더욱 더 하나로 모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윤 모(26) 씨는 "바람이 불면 촛불은 민들레꽃처럼 불씨를 날릴 것"이라며 "그 불로 청와대를 다 태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씨는 "아무래도 시민을 무시하니까 그런 발언이 나오는 것 같은데, 단결된 민족은 패배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고등학생 이 모(18) 양은 "촛불이 하나면 바람 불면 꺼질 수도 있겠지만, 여러개이기 때문에 바람이 불면 번진다"며, 김진태 의원을 향해 "당신이 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