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치전담? 의전대통령? 말도 안돼
- 야당,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국회 비준동의 요구해야
- 자기 목소리 못내는 민주당, 집권능력 의심돼
- 트럼프, 북한과 협상 여지 있어, 통미봉남 우려
- 北, 박근혜 정부, 북풍효과 보게 해선 안돼
- 북미관계 개선 위한다면 무모한 도발 말아야
■ 방 송 : FM 98.1 (19:05~19:50)
■ 방송일 : 2016년 11월 18일 (금) 오후 19:05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 정관용>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런 보도가 나왔습니다. APEC 정상회담에는 가지 않겠다 해서 총리가 대신 갔는데 이것과는 상반된 결정을 내린 청와대. 이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얼마 전에 전직 장관들을 포함해서 통일외교안보 전문가 마흔두 분이 대통령, 외치에서도 손 떼라, 외치 중단하라, 이런 시국선언이 나온 바 있습니다. 거기에 함께 하셨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을 오늘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정세현> 네.
◇ 정관용> 대통령이 내치, 외치. 내치는 총리에게 맡기고 그래도 외치는 하도록 하자. 외치도 그냥 놔두고 대신 정상회담 같은 것만 참석하는 의전 대통령으로 하자, 설왕설래 했잖아요. 그런데 통일외교 전문가 분들께서는 외치에서도 손 떼야 한다, 이렇게 딱 의견을 모으셨던 겁니까?
◆ 정세현> 네.
◇ 정관용> 이유가 뭡니까?
◆ 정세현> 내치와 외치를 구분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우선 경종을 울리려고 하는 겁니다. 내치와 외치는 구분이 안 되죠.
◇ 정관용> 네.
◆ 정세현> 왜냐하면 내치를 제대로 못 하면 외교도 제대로 못 하게 돼 있습니다. 조선조 말에 그러지 않았어요. 내치가 엉망이 돼서 결국 외치를 잘못하는 바람에 이 나라에 업혔다가 저 나라에 업혔다가 하다 국권을 뺏기지 않았습니까? 내치와 외치는 붙어 있어요. 동전의 앞뒤 같다고 얘기할 수도 있고 내치가 내장이라면 외치는 팔, 다리인데 내장이 지금 제대로 작동을 못 하는데 어떻게 팔, 다리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마침 그런데다가 시간적으로 APEC 정상회의에 안 가겠다 그러지 않았어요?
◇ 정관용> 네, 그랬죠.
◆ 정세현> 그건 벌써 외치에 나설 수 없다는 것을 사실 실토한 거예요.
◇ 정관용> 본인 스스로 인정한 거다?
◆ 정세현> 그렇죠. 그런데 이번에 한중일 정상회담에 가겠다 그러는데 오늘 우리는 그래서 그때 내치는 손을 데고 외치는 해도 좋다는 얘기가 야권 일각에서 나왔었어요.
◇ 정관용> 일각에 있었습니다.
◆ 정세현> 정신 없는 사람들이에요, 그게. 내치권을 뺏으면 다 될 줄 알고 그러는데 외치와 내치는 붙어 있다는 사실을 먼저 지적을 해야 되겠고. 또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 얘기를 듣고 반발해서 그런 건 아니겠지만 외치는 할 것처럼 한중일 정상회담에 간다는 거 아닙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정세현> 한중일 정상회담에 가서 별로 대접 못 받을 겁니다. 우선 중국 측에서는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 강력하게 경고할 거예요. 일본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인지 그걸 가서명까지 하고 가는 마당이기 때문에 또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키겠지만 그걸 대통령이 비준하는 그런 절차를 밟고 가면 아마 일본에서는 환영받겠지만 일본 총리한테서는. 그러나 중국으로부터 강력한 항의 받고 경고 받고 하는 그런 모양새가 될 텐데 그게 갔다 와서 별로 도움 될 것이 없어요. 그러나 어쨌건 그걸 가겠다고 그런 것은 이제 서서히 정상적인 통치권자로서의 자리를 되찾겠다는 그런 의지의 표현이라고 봅니다.
◇ 정관용> 버티기 그리고...
◆ 정세현> 버티는 거죠.
◇ 정관용> 그냥 버틸 뿐 아니라 일도 하면서 버티겠다라고 하는 그런 의지다.
◆ 정세현> 그렇죠. 식물 대통령이라고 자꾸 그러니까. 촛불 민심을 완전히 무시하는 거죠, 지금.
◆ 정세현> 글쎄요. 외교적인 언사로는 상대를 해 주겠지만 그러나 속마음으로는 이 사람하고 무슨 얘기를 해서 다음 번에 이 약속이 또는 합의한 것이 지켜질 수 있겠는가.
◇ 정관용> 바로 그거죠.
◆ 정세현> 그런 의심이 들거나 또는 불신이 있기 때문에 소위 중요한 문제를 논의할 대상으로부터는 배제가 되죠.
◇ 정관용> 중요한 문제는 아예 이 사람하고 말 안 한다.
◆ 정세현> 얘기해 봐야 소용이 없다.
◇ 정관용> 합의해 봐야 또 지켜지는 보장도 없다?
◆ 정세현> 지금 외신들이 속속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거 아닙니까?
◇ 정관용> 외신 기자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 정세현> 동경에 본부를 두고 있는 외신들도 많이 들어오고 있고. 이게 뭡니까? 그야말로 언론이 볼 때, 외신들이 볼 때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지금 이렇게 들어오는 건데. 무슨 일이 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오는데 그런 상황에서 한중일 정상회담에 가서 무슨 성과를 거행하겠다고 나간단 말입니까?
◇ 정관용> 그야말로 가겠다는 것은 버티기 또 일하면서 버티겠다라고 하는 의지 표현밖에 없다.
◆ 정세현> 그렇죠. 그 표현밖에 없죠. 소위 촛불민심에 대한 일종의 나름대로의 받아치기라고 그럴까요? 끄떡없다, 마음대로 해라, 나는 계속 간다.
◇ 정관용> 그런데 특히 일본은 지금 취임 후에 첫 번째 방일이 되는 셈이죠, 가게 된다면.
◆ 정세현> 그렇게 됐어요.
◇ 정관용> 그리고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위안부 할머님들 문제를 참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양국 정부 간 합의라고 하는 형태로 밀어붙여서 지금 일부 할머님들께 돈도 드리고 어쩌고 이런 행동으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게다가 지금 아까 잠깐 언급하셨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일본이 강력하게 요구해 온 건데 이것까지 반대를 무릅쓰고 하고 간단 말이에요. 그건 진짜 일본한테 박수 받기 위해 가는 거 아닐까요.
◆ 정세현> 작년 12월 28일날 그야말로 얼렁뚱땅해서 끝냈던 위안부 협정이라고 하는 것은 크게 봐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압박전선에 한국이 편입하는 첫 번째 절차였었습니다. 한일 관계가 원만치 못하니까 한미일 3각 군사동맹을 완성하는 데 장애물이 생겼어요. 그런 데다가 이번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도 한미일 삼각동맹을 완성하는 절차적 의미가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정세현> 법적으로.
◇ 정관용> 이것도 미국이 강력히 요구한 거죠?
◆ 정세현> 미국의 소위 각본대로 움직이는 거예요. 물론 이제 일본도 그걸 필요로 하죠. 왜냐하면 이걸 완성을 해야만 자기들의 해외 출병이 자유로워지고 정상국가, 이른바 해외 출병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그런 정상국가가 되기 때문에 일본으로서는 미국의 힘을 빌려서 동북아시아에서 군사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그런 절차를 밟는 거죠. 거기에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협조를 하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 정세현> 작년 12월달에, 이번 지금 다음 달에 열린다고 하니까 또 12월인데 이번에 한중일 정상회담에 가서 둘이서 웃는 모습 보이고 사진 찍고 이렇게 돌아오면 미국의 대중국 압박 전선이 완비가 되는 거고 한미일동맹은 확고하게 굳어지는 거고. 그런데 중요한 것은 미일동맹과 한미동맹은 좀 격이 다릅니다. 이렇게 되면 미일동맹 밑으로 미국이 있고 일본이 있고 그 밑으로 우리가 들어가는 셈이에요.
◇ 정관용> 격이 딱 정해진다.
◆ 정세현> 그렇죠. 그러니까 한일 간에 군사정보 공유라는 것이 우리 것을 지금 일본한테 제공하고 일본도 또 일부 우리한테 주겠지만 일본을 미국이 총괄하는 거 아닙니까? 그렇게 해서 미국의 지시에 의해서 일본에서 무슨 사드를 쏘든지 우리 한국에 배치하는 걸 발사하라고 명령을 하든지 이렇게 될 텐데. 우리가 일본 밑으로 들어간다는 얘기입니다.
◇ 정관용> 서열화되는 거군요, 완전.
◆ 정세현> 그렇죠.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그런 회담에 나가는 모양새를 보임으로써 정상적으로 집무하고 있는 것처럼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그래서 촛불 같은 거 해 봐야 소용없다는 그런 식으로 밀고 나가려고 그런 거죠.
◇ 정관용> 국내용이네요, 그러니까.
◆ 정세현> 국내 정치용이죠.
◇ 정관용> 우리 장관님을 비롯한 전문가님들께서는 외치에 손 떼라. 이런 데 가면 안 된다는 거죠, 대통령이.
◆ 정세현> 가봐서야 득 될 것도 없고 가서도 안 됩니다.
◇ 정관용> 그럼 총리를 보내야 할까요.
◆ 정세현> 총리도 지금, 총리가 무슨 힘이 있어요, 솔직히? 총리도 지난번에 퇴임식 하려다 말았던 사람 아닙니까? 그것도 나는 좀 우습다고 생각하는데 후임자 나오기 전에 청문회 끝날 때까지 좀 기다리든지 해야지 바로 퇴임식 하려다 취소하고. 그래서 그것도 우스운 일이 됐지만.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야당은 뭐하는 사람들이냐 이거예요. 이거 문제제기를 법적으로 해야 돼요.
◇ 정관용> 그 얘기 조금 두고. 그러니까 대통령은 외치에 손 떼라. 그러면 한중일 정상회담 자체를 못 간다고 하라 이런 말씀인가요?
◆ 정세현> 글쎄, 총리를 보내든지 외교부 장관을 대신 보내든지 해서 그건...
◇ 정관용> 그런 정도로?
◆ 정세현> 그런 정도로 격을 낮춰서 대처를 해야지 대통령이 나선다는 것 자체가 이게 국민들의 정치 의지와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야당에게 법적으로 대응하라? 어떤 거죠?
◆ 정세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같은 것은 국가의 안보와 관련된 사안 아닙니까? 그럼 법에 의해서 헌법 60조인가요? 법에 의해서 이게 국민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안기거나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안은, 조약은 반드시 대통령이 비준하기 전에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돼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정부는 그런 거 아니라고.
◆ 정세현> 아니라고 하잖아요. 지난번에 사드 때 잘못했기 때문에 그래요. 사드 관련 배치 그것도 사실은 국회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하잖아요.
◇ 정관용> 그것도 막대한 돈도 들어가죠.
◆ 정세현> 그렇죠. 돈이 어차피 들어가게 돼 있습니다. 이번에는 안 들어간다고 지금 얼버무렸지만 장차 돈 들어가게 돼 있어요. 그럼 이걸 그때 지금 야당이 제대로 했었으면 이렇게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도 이렇게 함부로 못하죠.
◇ 정관용> 어떻게 했었어야 합니까, 그럼?
◆ 정세현> 그때 사드 문제를 반드시 국회로 끌고 들어와서 비준 동의를 받도록 투쟁을 했어야죠.
◇ 정관용> 지금도 뭐 거듭 야당에서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도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식의 말을 합니다마는.
◆ 정세현> 말을 하면 행동으로 옮겨야죠.
◇ 정관용> 어떤 행동이 가능합니까, 이게?
◆ 정세현> 그러니까 국회에서 반드시 공개해서 안건으로 채택하도록 특별법을 만들든지.
◇ 정관용> 특별법.
◆ 정세현> 그때 이미 그건 국민의당에서 그 얘기를 했지 않습니까?
◇ 정관용> 몇 가지.
◆ 정세현> 이건 민주당이 잘못하고 있는 거예요.
◇ 정관용> 몇 가지 법안이 이미 나오기는 했습니다.
◆ 정세현> 그렇죠. 민주당이 잘못하고 있는 거예요. 어설프게 우클릭 하면 표가 나올 줄 알고 그러는데 어차피 이건 대선이 되거나 정치문제가 나오면 딱 진영논리로 쪼개지게 돼 있습니다. 산토끼 잡으려다가 집토끼 놓친다는 속담이 있지만 민주당이 이건 정말 잘못하고 있는 겁니다. 사드 때부터 정확하게 했었어야 해요. 그래야 이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같은 것도 함부로 못하죠. 더구나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힘을 못 쓰는 상황에서 국회가 나서서 이런 것을 주도해야 되는데 야당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뭔 일을 하고 있는지. 특히 더욱이 민주당은 집권 능력이 있는지를 내가 의심합니다.
◇ 정관용> 지금 대통령에 대한 투쟁방안 내지는 앞으로의 어떤 해결 프로세스, 여기서도 아직 의견 통일이 안 된 것 같지 않습니까?
◆ 정세현> 그러게요.
◇ 정관용> 그렇죠?
◆ 정세현> 그러니까 야권 내에서 그야말로 초당적 협조를 해야 돼요. 여야 간에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야권 내에서 초당적 협조를 해서.
◇ 정관용> 정세현 장관께서 가이드라인 한번 주신다면 어떻게 이걸 해야 합니까?
◆ 정세현> 이거 군사정보보호협정, 이름이 길어서. 그거 지금 우선 첫째, 대통령이 함부로 비준 못하도록 국회에서 목소리를 강력하게 내고 필요하다면 무슨 영수회담을 새로 하든지 해서 강력한 경고를 해야죠. 그런데 사드 때 이걸 놓쳐서. 탄력이 붙을지 모르겠어요.
◇ 정관용>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튼 야당이 초당적으로 협력해서 강하게 대응하라 이 말씀이신 거고.
◆ 정세현> 그러니까 내치에서 손을 떼도록 하게 해서는 외치에도 손을 못 쓰게 해야 되는데 그러려면 이 문제를 붙들고 노력해야지, 들어가야죠.
◇ 정관용> 이 문제를 계기로 해서 외치에서 손 떼라.
◆ 정세현> 그렇죠.
◇ 정관용> 지금 일단은 대통령 퇴진 국민서명운동까지는 야3당이 동의한 상태니까 그것의 의미는 외치도 손 떼라는 뜻이다.
◆ 정세현> 퇴진을 하면 외치도 손 떼라는 얘기 아닙니까?
◇ 정관용> 당연하죠.
◆ 정세현> 그러니까 이게 연결돼 있는 문제인데 퇴진운동은 퇴진운동대로 하면서 외치는 그대로 허용할 수 있다는 식으로 한다는 게 이게 야당이.
◇ 정관용> 앞뒤가 안 맞는군요?
◆ 정세현> 앞뒤가 안 맞는 게 아니라 도대체 국어 실력이 없는 것 같아요, 국어 실력이.
◇ 정관용> 그럼 더 나아가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비준 반대 그것뿐이 아니라 한중일 정상회담 가지 마라, 이렇게 해야 되는군요?
◆ 정세현> 그렇죠.
◇ 정관용> 그런 현안에 대한 목소리는 야당이 지금 못 내고 있다?
◆ 정세현> 법률적으로 군사정보보호협정이라는 것이 안보와 관련된 문제고 조약에 관련된 문제 아닙니까? 야당에도 율사들이 많아요, 국회의원 중에. 이른바 변호사들이 많습니다. 공부를 해야 될 거 아니에요, 이게. 국제법 문제이기는 하지만 국제법 문제이기는 하지만 법과대학 다닐 때 이미 배웠을 거 아닙니까? 아주 간단한 법 상식으로만 가지고도 이건 얼마든지 소위 정부를, 현 정부 또는 청와대를 옭아맬 수 있는 이론을 개발할 수 있을 텐데 뭘 하는지 모르겠어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일관되게 외치 손 떼라. 다시 말하면 퇴진하라, 이런 요구를 야당이 하려면 정상회담에도 가지 마라. 이것도 하지 마라, 비준하지 마라, 이런 요구가 일관되게 나와야 하는데 왜 안 나오느냐 그 말씀이시죠?
◆ 정세현> 그리고 그게 이론적으로 언론에서 그걸 받아쓸 수 있는 정도로 이론을 정립해서 얘기해라 이거야.
◇ 정관용> 공부해서?
◆ 정세현> 그렇죠, 공부를 해가지고.
◇ 정관용> 그건 그렇고요. 조금 얘기를 바꿔서 미국의 트럼프 당선. 장관님도 예측 못하셨죠, 당연히.
◆ 정세현> 못했죠. 그런 선택을 하리라고는 생각 못했습니다.
◇ 정관용> 다 아무도 몰랐으니까요. 단도직입적으로 급격한 미국의 대북한 정책, 한반도 정책 변화를 예상하세요? 아니면 그냥 말 뿐이고 그러지는 못할 것이다 라고 보세요?
◆ 정세현> 양단론법으로 얘기한다면 그러기가 쉽지 않으리라고 저는 봅니다. 왜냐하면 미국이라는 나라가 움직이는 데 거기는 우리와 달라서 1인 통치보다는 시스템이 움직이는 그런 성향이 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국무장관이 누가 되느냐, 국방부 장관이 누가 되느냐, 안보부 장관이 누가 되느냐를 두고 봐야 되겠지만 미국이 지금 대외개입은 줄이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약속이라기보다는 그런 방향으로 하겠다고 선언을 했지만 대외개입을 줄이는 경우에 미국이 받게 될 소위 불이익이라는 것 내지는 손해라는 게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정세현> 그런 점에서는 과격한, 급격한 대외개입의 축소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특히 북한 관련해서는 뭐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으니까. 김정은하고 햄버거를 먹으면서 얘기를 하겠다고 얘기를 했기 때문에 햄버거를 먹는다는 얘기는 정상적인 국가원수로 대접하지 않겠다는 메시지입니다.
◇ 정관용> 약간 조롱하는.
◆ 정세현> 그렇죠, 조롱하는 건데. 그런데 어쨌건 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고 초기의 대화는 그렇게 정상간의 대화로 시작되는 게 아니고 실무적으로 하는 거니까 저는 더구나 지금 오바마의 대북정책,북핵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여러 번 지적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트럼프가. 그 문제와 관해서는 오바마와 다른 방향으로 가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압박과 대화 협상을 병행할 정도는 여유를 보이지 않겠는가.
◇ 정관용> 오바마 때는 협상 자체가 없었으니까.
◆ 정세현> 없었죠, 압박만 했었죠. 또 박근혜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이 그런 식으로 나가도록 토끼 몰이하듯이 했고.
◇ 정관용> 맞아요.
◆ 정세현> 그러나 오바마 대북정책을 비판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협상의 여지도 열어놓는다면 미북 간의 대화 가능성이 열린다. 그런데 다만 우리 정부가 이렇게 힘을 못 쓰면 통미봉남 시대가 올 수도 있죠.
◇ 정관용> 그렇죠. 우리는 쏙 빼고 북한과 미국만 이야기하는. 어쨌든 한국에 대해서 곧바로 주한미군 철수론 이런 얘기 나올까요?
◆ 정세현> 그거 쉽지 않을 거예요. 왜냐하면 주한미군이 꼭 우리를 위해서만 있는 거 아닙니다. 주한미군이 있기 때문에 지금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한반도의 남쪽은 미국이 태평양을 자기 바다로 쓸 수 있게 만들어준 최전방 초소 아니에요.
◇ 정관용> 그렇죠. 방위비 분담금, 협상, 이런 거 정도 실무적으로 시작해 보자, 이런 이야기 나올 수는 있겠죠?
◆ 정세현> 그건 할 수 있죠. 그리고 또 사실은 방위비 분담 문제는 우리가 이제 그동안은 엄살 부려서 좀 조금 냈는데 지금 50%까지 올라왔습니다. 차라리 방위비 분담금을 올려주더라도 좀 올려주고 영사재판권을 받아오는 게 좋아요.
◇ 정관용> 네, 네.
◆ 정세현> 그거 돈 적게 내면 안 주는 겁니다.
◇ 정관용> 주한미군이 사고 면 우리가.
◆ 정세현> 돈 적게 내기 때문에 우리한테 영사재판권 안 주는 거예요.
◇ 정관용> 어찌 보면 가장 궁금한 대목이고 우리 정세현 장관께서는 남북관계에서 수십년 동안 최일선에 계셨기 때문에 지금 이처럼 우리 내부의 지도력이 흔들리고 사실상 정치적으로 탄핵된 이런 상태에 이런 걸 북한도 다 보고 있지 않습니까? 한동안 핵실험이다, 미사일 발사다 계속 하더니 지금 몇 달째 조용하거든요. 앞으로도 북한은 조용할까요?
◆ 정세현> 글쎄요, 지금 조용해지는 이유가 저는 지금 미국과의 대화 통로를 트기 위해서 근신하는 거 아닌가.
◇ 정관용> 정권 교체기에?
◆ 정세현> 그렇죠. 그러니까 트럼프 더구나 트럼프가 당선이 됐기 때문에 오바마보다는 트럼프가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협상의 여지가 있는 트럼프한테 메시지를 보내려면 뭔가 사전에 비공개 1. 5트랙 접촉도 하고 말이지.
◇ 정관용> 조금 아까 소개해 주신 그런 접촉.
◆ 정세현> 그러면서 미국한테 얘기를 전할 텐데. 그런 상황에서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미국이 거기에 대해서 별로 반응을 신통치 않은 반응을 보인다든지 이러면 북한은 미국이 몸이 달도록 만들기 위해서 벼랑 끝 전술을 쓸 수 있습니다. 그전에도 보면 미국이 선뜻 협상의 장으로 나오면 북한도 얌전하게 처신을 하는데 그렇지 않고 상대를 안 할 것처럼 하거나 또는 이쪽에서 뒤로 젖히는 그런 모양새를 취하거나 그러면 그래, 한번 해 보자. 누가 아쉬운가 해 보자 하는 식으로 해서 벼랑 끝 전술을 쓰는 경우가 있어요. 그게 요즘 같으면 6차 핵실험을 하거나 또는 사거리가 늘어난 미사일을 위성발사라는 명목으로 해서 쏘거나 이렇게 되면 그러면 미국은 몸이 달아서 나갈 거예요. 그런데 그런 일을 만약 벌이면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이때다. 바로 외치에 복귀하는.
◇ 정관용> 안보위기 이런...
◆ 정세현> 안보위기 하면서 우리 국민들도 북한이 이러는데 지금 대통령이 무슨 최순실을 앞세워서 했던, 저질렀던 부정 같은 거 지금 그건 부차적인 문제 아니냐. 나라의 안보가 중요하니까 일단 대통령 밀어주자 하는 식으로 민심이 돌아갈 수가 있죠. 북한이 그런 짓을 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말 못 하기 때문에 그 대목이 좀 걱정스럽습니다. 북한 정말 그런 짓 하면 안 되죠.
◇ 정관용> 그런데 북한은 아무튼 우리 내부, 한국 정치 내부 상황은 별로 고려 안 하고 지금은 철저히 미국과의 거래에서 필요하면 그런 일들을 할지도 모른다 그거군요?
◆ 정세현> 그렇죠. 그동안에 특히 핵이라고 하는 것은, 핵이나 미사일이라고 하는 것은 절대로 대남용이 아니에요. 대미용이죠. 그러니까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기 위해서 핵능력을 강화하고 미사일능력을 고도화시키는 겁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정세현> 나중에 그걸 반대급부를 받고 팔아야 되니까.
◇ 정관용> 그런데 그 의사결정을 하는 요인 중에 한국 정치의 현실이라고 하는 것도 어느 정도는 작용하지 않을까요. 지금 말씀하신 만약 그런 벼랑 끝 전술을 쓰게 된다면 그것이 결과적으로 박근혜 정부를 강화시키는 쪽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북한도 계산할 거 아니겠어요.
◆ 정세현> 계산을 할 텐데 가끔은 우리가 좀 알 것 같은 생각을 하지만 가끔 그걸 착각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만약 북한이 제대로 판단한다면 박근혜 정부의 입지를 도와주는 결과가 되는 그런 일종의 도발적인 행동을 해놓으면 미북 관계가 설사 뚫린다 하더라도 그것이 지속성을 갖기가 어렵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한국이 도와줘야 돼요, 결국.
◇ 정관용> 그렇죠.
◆ 정세현> 미북 관계가 잘 풀리고 핵카드나 미사일카드를 가지고 미국 또는 국제사회로부터 받아낼 수 있는 반대급부를 제대로 보장받으려면 꼭 한국이 협조를 해야 되거든요. 그러려면 북한 핑계대고 국내 정치를 풀어나가는 그런 상황을 북한이 만들면 안 되죠.
◇ 정관용> 안 만들겠죠?
◆ 정세현> 안 하기를 바랍니다, 제발.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정세현> 제 말 들을지, 안 들을지는 모르겠는데 가끔은 남쪽에서 이런 대북 메시지를 전달하는 언론 보도를 상당히 보는 것 같아요. 특히 기독교방송은 많이 들을 겁니다.
◇ 정관용> 그래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함께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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