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시국정치회의'라는 이름으로 20일 낮 1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도시락 오찬회동 형태로 진행되는 이번 만남에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부겸 민주당 의원 등 야권 대선주자 6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 입장을 밝혔다.
이들 외에도 야권공조 강화를 위해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천정배 전 국민의당 대표도 오찬에 함께하기로 했다.
그동안 정국수습을 위해 다양한 해법을 내놓았던 야권 미래권력들이 이날 회동에서 의견을 하나로 모을 수 있을지가 최대관심사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이 '대통령 퇴진'이라는 원론적 방향에는 동의하면서도 각론에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번 회동에서 공동대응책이나 공동로드맵이 마련될 경우 야권 전체 대응방향이 결정될 수도 있다.
특히 이날 오전 11시 검찰이 최순실씨 등 3명을 기소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공모 여부에 대해서도 발표한 직후 모인다는 점에서 야권의 후속대응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미 박 대통령에 대해 "범죄혐의가 문제될 수 있는" 신분이라고 밝혀 '사실상 피의자'로 규정한 바 있다.
최씨 등의 공소장에 박 대통령의 범죄혐의가 공모나 지시 등으로 적시될 경우 야권은 대통령 퇴진운동을 보다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하게 된다. 동시에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절차에 착수하는 방안도 본격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회동에 앞서 각 대선주자 대리인들은 지난 18일 오후 준비실무회의를 통해 의제를 조율했다. 3시간 가까이 이어진 실무회의에서는 각자가 내세우고 있는 정국 수습방안에 대한 설명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온 문재인 전 대표와 김부겸 의원이 최근 대통령 거취에 대한 비판수위를 높여온 만큼 이번 회동에서 야권 대선주자들의 '공동 퇴진 촉구 운동' 등으로 의견이 모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대선주자들이 박 대통령의 퇴진과 조기대선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방법론에서 입장 차이를 드러낸 만큼 이날 공동 수습책을 내놓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는 과도내각을 구성한 뒤 조기대선에 무게를, 박 시장은 하야 후 60일내 대선, 이 시장은 탄핵 후 60일 내 대선 등을 주장해왔기 때문에 한 번의 회동으로 간극을 좁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렇듯 서로의 의견 차를 확인하는 정도의 '빈손 회동'이 될 경우, 보여주기식 회동을 했다는 비판과 함께 현 정국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만 더하고 향후 야권공조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단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