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폰 울려 퇴실된 수험생 "같이 시험본 분께 죄송"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수능 시험을 보던 중 도시락 가방에서 어머니의 휴대폰이 울려 부정행위로 적발된 수험생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대신 동료 수험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해 훈훈함을 주고 있다.

지난 17일 부산 남산고에서 수능시험을 치르던 한 학생이 1교시 언어영역 시간에 어머니의 실수로 도시락 가방에 들어간 휴대폰이 울려 부정행위로 퇴실조치됐다.

그는 이날 한 수험생 인터넷 커뮤니티에 '오늘 부정행위로 걸린 재수생인데'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해 마음을 털어놓았다.

'lknp****'라는 닉네임으로 올린 글에는 "엄마가 도시락 가방을 주시길래 그대로 받아서 시험 치러 갔는데, 국어 끝날 때쯤 벨소리가 울려서 국어만 치고 집에 왔다"고 전했다.


이어 "저랑 같은 시험실에서 치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한창 집중해야할 국어 시간에…"라고 사과했다.

또 "어차피 따로 목표하는 대학이 있어서 내년에 다시 준비할 생각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올해 대학 입학이라도 해보고 싶었는데"라면서 "제일 약하다고 생각했던 국어가 94점이라서 너무 아쉽네요"라고 안타까워했다.

힘든 상황에도 동료 수험생들에게 미안함을 전한 그의 글이 SNS를 통해 퍼지자 네티즌들은 위로를 건내며 응원했다.

'산하의 오역'이라는 페이스북 이용자는 "자신의 삶을 위해 아금바금 노력해 왔으나 본의아니게 수렁에 빠져 버린 수험생. 그러나 하늘을 원망하기에 앞서 자신이 수렁에 떨어지는 소리에 놀랐을 다른 수험생을 고운 마음은 여지없고 예외없는 '원칙'에 의해 탈락의 낙인이 찍혔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 수험생의 맑은 눈에 장시호가 연세대학교에 떡하니 입학했다는 뉴스가 어떻게 보일까. 과연 우리 사회는 저 수험생에게 원칙을 얘기할 수 있는 사회인가"라고 되물으며 "또 1년은 어떻게 하나 고민하다 왈칵 울음을 터뜨리고 있을 것 같은 이름 모를 수험생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유감을 표했다.

(사진='산하의 오역'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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