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대체로 허탈하다는 분위기다.
이대 사범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S(24) 씨는 "'금메달을 가져오는 학생을 뽑으라'는 당시 입학처장의 말만큼은 사실이 아니기를 바랐다"면서 "특정 개인의 합격을 위해 학교전체가 동원될 수 있다는 사실이 충격을 넘어 놀라울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18일 교육부 감사 결과, 2014년 당시 입학처장이 면접위원 오리엔테이션에서 "수험생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종용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S 씨는 다음날인 19일에 있을 광화문 촛불집회에 이대 학생이 아닌 국민으로서 반드시 참석하겠다고 취재진 앞에서 다짐했다.
같은 대학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P(23) 씨 역시 "지금이라도 정 씨의 입학이 취소되는 게 맞다"면서도 "정작 지금까지의 수많은 의혹들이 사실인 셈이 되니 참담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자신을 취업반이라고만 밝힌 A 씨는 "취업을 앞둔 시기에 정 씨의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이대 학생 전체가 정 씨와 같은 사람으로 매도될까봐 두렵다"며 취업준비생의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이대 교수들은 부끄럽다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이대 교수협의회장인 김혜숙 교수는 "교수로서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라고 운을 뗀 뒤, "이런 일이 이대에서 일어난다고는 상상도 못했다"면서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김 교수는 "학교에서는 책임 져야할 사람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고 끝까지 비리를 밝혀야한다"면서 "지금까지 이대의 발전에 대해 잘못 생각했던 이화지도부들도 각성할 것"을 촉구했다.
이외에도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다수의 이대 교수들에게 교육부 감사 결과에 대한 생각을 물었지만, 이들은 얘기를 꺼내려다가도 이내 자리를 피하는 등 침묵을 지켰다.
이대는 사과문을 통해 "부실한 입시 및 학사관리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교육부 감사결과를 면밀히 검토한 뒤, 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감사결과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련자 징계와 정 씨의 입학 취소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 이준식 장관은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지난달 31일부터 실시한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 입시 과정과 이후 정 씨의 출석 및 학점 부여에서 조직적인 비리가 있었다는 사실이 다수 확인됐다.
교육부는 이번 감사 결과에 따라 정 씨의 입학 취소와 함께, 남궁곤 당시 입학처장과 학점 특혜 교수들에 대한 엄중한 조치를 이대에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