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주말에 예정된 '박근혜 하야' 집회 참석을 예고했다.
2017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을 막 치르고 나온 고등학교 3학년 김모(19) 양은 "친구들이랑 시험 끝나고 다 같이 모여서 시위에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수능이 끝난 뒤 무엇을 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자고 싶어요"나 "놀고 싶어요"라는 대답 대신 "촛불집회 참석"을 이야기한 것이다.
김 양은 "수능 때문에 그동안 집회에 참석을 못 했는데 이번 주말을 시작으로 앞으로 적극적으로 활동할 생각이다"고 했다.
CBS가 만난 대부분 수험생은 "수능이 끝나기만을 기다려왔다"며 주말 집회 참석을 벼르고 있는 상황.
이들은 특히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입학 특혜 의혹 사건에 대해 분노했다.
정 씨의 고등학교 3학년 출석 일수가 17일에 불구함에도 승마특기생으로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을 한 사실과 장시호 씨 성적표에 '가'가 가득함에도 연세대에 입학한 사실 등은 수능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게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분노를 속으로 삼켜왔던 수험생들은 "누구는 내신 성적 관리 안 될까 봐 조퇴도 함부로 못 했는데, 정유라는 17일만 학교 나가고 당당히 대학에 합격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외고 홍예린 학생은 "분노를 금치 못하는 일들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첫 집회 때부터 가고 싶었는데 이제라도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치며 힘을 보탤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년고 하정원 학생 역시 "고3이지만 불합리한 것들에 대해 민주 시민의 의식을 갖고 권리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친구들과 함께 집회에 나갈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대전지역 82개 종교 시민사회 정당 등으로 구성된 박근혜 퇴진 대전운동본부는 19일 오후 5시 둔산동 타임월드 앞에서 '박근혜 퇴진 대전 10만 시국 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이달 초부터 매일 촛불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주최 측은 일단, 10만 명을 목표로 행사를 준비하고 있지만, 실제 참석하는 인원은 1~2만 명 가량으로 추산했다.
수험생들이 19일 열리는 집회에 대거 참석할 것으로 보이면서 주최 측이 예상한 집회 인원 1만 명을 넘어설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오는 19일에는 서울 주요 대학교의 논술고사가 오후 중으로 끝날 예정이다.
수능과 논술고사 모두 끝낸 수험생들이 촛불집회로 향할 가능성이 더 커지는 셈이다.
한편 페이스북 페이지 '실검 1위 박근혜 하야'는 광주ㆍ부산ㆍ대구ㆍ여수ㆍ창원ㆍ대전 등에서 출발해 서울 집회에 참석할 전국 고3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한 '박근혜 하야 고3 청소년 버스'를 운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