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정유라 '입학취소' 요구…최순실 모녀 수사의뢰

특별감사 결과 '특혜 교수들' 업무방해죄 고발…재정지원 의혹은 '선긋기'

교육부가 최순실(60)씨의 딸 정유라(20)씨의 입학 취소를 이화여대에 요구하고, 최씨 모녀와 최경희 전 총장 등을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교육부 이준식 장관은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지난달 31부터 실시한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 입시 과정과 이후 정씨의 출석 및 학점 부여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사실이 다수 확인됐다.

먼저 정씨는 2014년 9월 원서접수 마감 이후 아시안게임에서 따낸 단체전 금메달은 면접고사장에 반입할 수 없는데도, 본인이 먼저 지참 허가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그해 10월 면접장에서 테이블 위에 금메달을 올려놓고 "금메달을 보여드려도 되나요?"라고 묻는 등 스스로 공정성 저해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입학처장이던 남궁곤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면접위원 오리엔테이션에서 "수험생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종용했고, 메달 반입을 허가하는 등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가 확인됐다.


면접위원들도 정씨보다 서류평가 점수가 높은 수험생들 가운데 '과락 대상자'의 수험번호를 호명해 면접평가 점수를 낮게 조정하는 등 정씨에게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또 2015학년도 1학기부터 2016학년도 1학기 6과목 및 여름학기까지 8개 과목의 수업에 단 한 번도 출석하지 않은데다 출석대체자료도 없었지만, 모두 출석으로 인정받아 성적이 부여됐다.

'글로벌융합문화체험 및 디자인 연구' 수업의 경우 단순히 기성복을 찍은 사진을 제출했는데도 중간 과제물로 인정받았고, 기말 과제물을 제출하지 않자 담당교수가 직접 일러스트 등을 첨부해 제출한 것으로 인정한 사실도 드러났다.

'코칭론' 수업에서도 잘못된 맞춤법이나 욕설·․비속어를 다수사용해 정상적 과제 수행으로 볼 수 없는데도 학점을 받았고, 'K무크-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 수업에서도 기말시험에 응시조차 하지 않은 정씨의 답안지가 제출되기도 했다.

교육부는 다만 김경숙 체육과학부 교수(전 신산업융합대학장)와 이인성 의류산업학과 교수의 특혜 대가 연구비 수주 의혹에 대해선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

이준식 장관은 "교육부 소관 3개 과제에선 절차상 하자나 부당수주 등 비리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다른 부처 소관사항인 6개 과제에 대해선 해당 부처에서 자체 점검중"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번 감사 결과에 따라 정씨의 입학 취소는 물론, 남궁곤 당시 입학처장과 학점 특혜 교수들에 대한 엄중조치를 이대에 요구했다.

또 해당 교수들을 업무방해죄로 고발하는 한편, 최씨 모녀와 최경희 전 총장에 대해서도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이 장관은 또 "입시부정에 따른 재정적 제재의 하나로 대학재정지원사업의 사업비 감액 등을 검토할 방침"이라며 "체육특기자 관리 실태도 철저히 점검하고 추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여론 눈치에 뒤늦게 감사를 벌인 교육부가 정씨의 입시부정을 인정하긴 했지만, 특혜 대가로 정부가 이대에 각종 재정지원을 몰아준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사실상 부인하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화여대는 박근혜정부에서 만든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 6개에 모두 선정됐을 뿐더러, 올해도 주요 재정지원사업 9개 가운데 유일하게 8개를 휩쓸었다.

교육부 핵심요직인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김관복 청와대 교육비서관이 올해초 최경희 전 총장을 비밀리에 만났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만큼, 교육부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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