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후폭풍, 금융권 '낙하산' 사라지나

금융계,"외부 '입김' 줄어들 전망"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사회 전반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의 금융권 CEO 인사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상당 기간 인사공백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사실상 중단됐던 금융권 인사가 재개되는 등 청와대의 '셀프' 국정 정상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청와대는 임기가 끝난 홍영만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후임으로 문창용 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을 공식임명했다.

문 사장은 18일 예정대로 취임식을 열고 본격적인 임기를 시작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문창용 전 실장을 후임자로 대통령에게 제청했지만 최순실 사태로 임명을 받지 못했다.

아울러 보름 넘게 CEO 공석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선임절차도 본격화된다.

예탁결제원은 다음 주 임원 추천위원회를 열고 공모절차에 돌입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임기를 마친 CEO가 나오면 절차에 따라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탁결제원 사장 공모절차가 진행됐다는 것은 사실상 후임 사장이 내정됐다는 의미로 읽힌다.


후임 예탁결제원 사장으론 이병래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과 유광열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치적 입김' 줄어들 전망>

'최순실 사태'로 대통령의 국정장악력이 떨어지면서 정치적 입김에 따라 좌지우지됐던 '낙하산 인사'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청와대 등 윗선의 입김이 덜 하지 않겠냐"며 "앞으로 금융권 인사에 있어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도 "앞으로 상당 기간 국정이 불안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일일이 인사에 개입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장, 우리은행장 … '포스트 최순실'의 시금석될듯>

줄줄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금융권 인사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다음달 임기 만료를 앞둔 권선주 기업은행장을 비롯해 내년 1월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3월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과 이광구 우리은행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의 임기가 차례로 만료된다.

기업은행의 경우 인사권자가 대통령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인사권자인 기업은행의 경우에도 낙하산 인사 가능성은 희박해졌다는 관측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민영화에 성공하면서 지분매각을 주도한 이광구 현 행장의 연임 관측이 높은 가운데 내부 승진설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분을 매각하면서 "차기 은행장 선임을 과점주주들에게 맡기겠다"고 공언해 연초 과점주주들을 중심으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우리은행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12월 임기가 끝나는 기업은행장과 우리은행장 선임과정이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여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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