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는 유시민 작가와 전원책 변호사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주제로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한일군사정보협정은 현재 국방부가 가서명을 마친 상태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 능력이 무력화된 시기에 이 같은 협정을 빠르게 추진해야 하느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유시민 작가는 "지금까지는 미국을 통해서 군사 정보를 주고 받았는데 이제는 그런 정보를 직접 주고 받자는 이야기"라면서 "이 흐름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다 엮여 있다. 그래서 일본에게 가장 요긴한 건 한국이 공유할 전자 정보다"라고 이야기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상호주의에 입각한 조약이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충분히 이점을 가져올 수 있다고 봤다. 부족한 군 정보력을 보강할 수 있는 기회란 이야기다.
그는 "이제 미국이 우리에게 거의 북한 정보를 공급해 주지 않는다. 일본은 광범위한 정보 수집이 가능한 군 장비들이 굉장히 많다. 상호주의에 입각한 협정이기 때문에 국민 정서를 충분히 설득한 후에 한다면 그들의 정보를 이용해서 나쁠 것이 없다"고 의견을 내놨다.
일본이 한국으로부터 가장 공유 받고 싶어 하는 군사 정보 역시 북한과 관련된 정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 변호사는 "일본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노동 미사일이다. 실제로 그 미사일들로 일본 본토 공격이 가능하다. 아무래도 그런 미사일들의 현황과 배치 정보에 대해서는 한국군의 정보가 더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 작가의 생각은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 체제 아래 '신고립주의'를 가져 갈 미국에 의해 동북아 안보 관계에 변화가 생길 것이고, 그러면 결국 그 중심을 일본이 차지하려는 밑작업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아베 신조 총리의 정부가 과거사에 대해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다는 점에서 이런 협정이 위험성을 가진다고 내다봤다.
그는 "전쟁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 만약에 대비해 우세한 전투력을 가지자는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현재 미국에 많이 의지하고 있는 국방을 이제 일본에게까지 의지하자는 것이냐"면서 "아베 신조 총리는 지금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은 채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는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북한은 일본의 상대가 아니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유 작가는 "일본은 북한을 크게 염두게 두고 있지 않을 것이다. 북한 미사일은 국내 안보 심리를 자극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본다. 중국과 러시아의 장거리 미사일을 탐지하고자 하는 의도가 잇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대한민국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시기에 무리하게 협정을 추진한 박근혜 대통령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 작가는 "책임있는 국정 운영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하고서는 이런 협정을 국방부 장관을 시켜서 가서명을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 허락이 없을 수는 없다. 국방부 장관은 탄핵해야 하고, 대통령 자체가 문제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반문했다.
이에 전원책 변호사 역시 "국민 정서를 감안해 충분히 설명을 하고 동의를 얻어서 진행해야 될 사안이라고 아는 국방부 인사에게도 조언을 했다. 지금 시기에 추진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동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