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 출신인 장 씨는 불우한 가정환경 탓에 꿈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음대 진학은 일찌감치 포기, ‘먹고 살기 위해’ 음악 관련 일을 전전했다. 6년 전 못다한 꿈을 이루고자 자작곡으로 채운 트로트 음반을 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강원도 강릉 출신으로 대학에서 방송연예과를 전공한 루하 씨는 스물다섯 살 나이에 트로트계에 입문했다. 그러나 운이 따라주지 않았고 설 수 있는 무대는 한정적이었다. 그에게 음악으로 돈을 번다는 건 꿈같은 일이었다.
열일곱 살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은 음악을 내려놓으려던 찰나에 운명처럼 만나 스승과 제자로 인연을 맺었다. 지난 2013년 루하 씨가 장 씨가 만든 곡을 다시 불러 솔로 음반을 발표했던 게 계기가 되었고, 지금은 마치 가족처럼 끌어주고 밀어주며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루하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재능에 감탄했어요. 동시에 제 노래를 불러 주었으면 하는 욕심이 생겼고요. 실패의 쓴맛을 본 뒤 혼자서 음악 하는 걸로 만족하고 있던 제가 제2의 음악 인생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죠. 충분히 좋은 기획사에 들어갈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친구인데, 저와 함께 해주어서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장진호)
포크 듀오 ‘홍대 사람들’, 그리고 첫 앨범 ‘하늬바람’은 그렇게 만난 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동행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팀명은 두 사람의 작업실 겸 연습실이자 장 씨가 운영 중인 라이브 카페 상호를 그대로 따온 것이다.
‘밤하늘 수많은 별들 / 스치는 바람은 나를 부르는 노래 / 황금빛 저녁노을도 / 저 산자락 너머 잘 부르는 노래 / 우리가 함께 거닐던 코스모스 길 / 둘이 풀피리 불며 / 향긋한 그대 음성 오 하늬바람’ - 홍대 사람들 ‘하늬바람’ 中
앨범 타이틀곡 ‘하늬바람’은 장 씨가 작곡을, 루하 씨가 작사를 맡은 곡이다. 애초 2년 전 의뢰를 받아 만든 곡이었는데, 두 사람이 함께 부른 버전을 정식 음원으로 듣고 싶다는 주변 반응이 뜨거워 앨범 제작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보석’ 같은 제자를 만나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합니다. 아마 제가 먼저 루하의 손을 놓는 일은 없을 것 같네요. 앞으로 트로트 가수 장진호와 루하로, 그리고 포크듀오 ‘홍대 사람들’로 따로 또 같이 열심히 음악 하겠습니다.” (장진호)
“‘바다’처럼 넓은 마음으로 저를 챙겨주시는 선생님의 ‘제자 1호’가 되었다는 것에 대한 굉장한 자부심을 느껴요. 좋은 음악을 통해 묵묵히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에게 보답하고 싶습니다.” (루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