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나는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열린 한국배구연맹(KOVO)컵을 통해 한국 무대에 데뷔했다. 당시 대체선수로 발탁된 터라 팀 합류가 늦었고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조차 부족했다. 당시 서남원 감독도 "알레나의 기량에 물음표가 붙는다"고 확실한 믿음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알레나는 기대 이상의 기량을 뽐내며 팀을 KOVO컵 결승 무대까지 이끌었다. 창단 첫 우승을 일궈내지는 못했지만 알레나의 활약은 서남원 감독을 웃음 짓게 했다.
컵대회를 치르며 한국 무대 적응을 마친 알레나는 V-리그가 개막하자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7순위로 뽑힌 것과 다름없는 알레나였지만 1순위에 버금가는 능력으로 KGC인삼공사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리고 이런 알레나의 경기 장악력은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정점을 찍었다.
KGC인삼공사는 1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여자부 2라운드에서 현대건설을 세트 스코어 3-1(25-22 27-25 26-28 25-19)로 제압했다.
이날 경기는 알레나로 시작해 알레나로 끝났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알레나는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7득점으로 코트를 지배했다. 37득점은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이다. 이전 기록은 지난달 25일 현대건설전에서 기록한 36득점이다. 공격 성공률은 무려 54.83%에 달했다. 힘이 잔뜩 실린 그의 스파이크에 현대건설 선수들은 적잖이 고전했다.
알레나의 존재감은 경기 초반부터 단연 돋보였다. 1세트에만 무려 12득점을 올리며 현대건설에 악몽을 선사했다. 공격 점유율이 42%에 육박했지만 범실은 '0'개였다. 전위와 후위를 넘나드는 그의 공격은 여지없이 현대건설 코트에 내리꽂혔다.
알레나의 활약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특히 2세트 막판 팀이 25-24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3연속 백어택을 성공시키며 짜릿한 역전을 일궈냈다. 알레나는 이때까지 23득점이나 쓸어담았다. 하지만 범실은 2개로 여전히 낮은 수치를 보였다. 순도 높은 공격을 펼쳤다는 것이다.
서남원 감독은 경기 전 "KOVO컵을 통해 약팀 이미지를 지워냈다"며 "이제 우리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알레나의 활약은 서 감독의 이런 발언을 이유 있는 자신감으로 만드는 데 한몫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