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경무관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검찰의 표변은 빛의 속도만큼이나 빠르다"고 시작되는 글을 올렸다.
황 경무관은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의 표현을 빌려 "(검찰이)'비루먹은 강아지에서 굶주린 하이에나'로 하루아침에 돌변했다"며 "검찰의 변신은 종종 검찰의 치명적인 과오마저 감춰지게 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만은 검찰의 변신의 약발이 안 먹 힐듯 하다"고 꼬집었다.
최순실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해 특검수사가 본격화된다면, 검찰이 최순실 국정농단의 단서였던 '정윤회 문건' 수사에서 직무를 유기한 혐의도 수사대상에 포함된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황 경무관은 그 결과로 "지금의 국정마비를 가져온 책임의 한 축이 검찰이라는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낡은 검찰체제가 붕괴되고 새로운 검찰체제가 들어서는 검찰대개혁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 경무관은 '정윤회 문건' 유출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자살을 선택한 경찰관을 들며 검찰의 과오를 밝혀야 할 또 하나의 이유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경찰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특검에 따른 조사 이전에 지금의 국정파탄을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었던 경찰의 역할을 지적하며, 왜 조직원을 보호하지 못했는지 자체적으로 조사를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아픔을 딛고 성숙하기 위해서는 썩은 부위를 제대로 도려내야한다"며 "한줌도 안 되는 정치경찰, 정치검찰들이 조직을 말아먹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청와대를 향해 꼬리를 흔드는 총수를 바라보는 경찰관들의 분노와 서글픔은 새로운 희망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지금의 혼돈이 새로운 시스템을 마련하는 계기가 된다면 우리는 훗날 이 순간을 자랑스럽게 기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희망을 나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