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향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17일 열린 'CBS(기독교방송)와 KPI(한반도평화연구원)공동기획 평화통일과 사회통합 특별포럼'에서 통일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화두를 던졌다.
김 교수는 '우리는 통일을 각자 자신의 일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학교에서 통일은 돼야한다고 배웠지만 왜 돼야하는지 스스로 깊이있는 이유를 생각해보도록 했는지 되돌아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이 땅의 젊은이가 대부분 통일 문제에 무관심하다는 현실을 개탄하는 의견이 수없이 쏟아져 나왔지만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통일과 분단의 의미를 자신의 문제로 생각하도록 기회는 충분히 제공했는지 생각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향해 '오늘 아침 집에서 나올 때 이 시간 이후로 가족과 친지의 생사를 알 수 없다면 어떤 심경이 될까? 전화나 편지는 물론이고 이메일이나 SNS도 완전히 끊어진 상태에서 부모님과 가족들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황이 65년이나 70년 정도 이어진다면 어떤 심경이 될까?'를 각자 생각해 보자고 질문한다"며 "그러면 학생들이 갑자기 숙연해진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통일은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해야할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작업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통일의 주역으로 활동해야할 이땅의 젊은이라면 적어도 각자 자신의 관점에서 분단과 통일의 의미를 분석하고 그 의미를 마음껏 되짚어 보는 기회 정도는 누리게 해 줘야 마땅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또 통일을 위한 사회문화 통합을 위해 함께 풀어나가야할 문제로 탈북민들이 스스로를 조국을 배신한 '변절자'로 인식하는 점과 이질화된 남북한의 언어를 꼽았다.
그는 "북한이탈주민 상당수가 국내에 입국해 살아갈 때 '변절자' 트라우마가 꽤 오랫동안 자아정체성의 혼란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할 것인지 함께 논의해야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북한이 언어 이질화 심화로 의사소통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사실상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통일을 위해 우리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함께 풀어나가야할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