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김감독이 3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쿠세''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발단은 우리 히어로즈의 일본 출신 마무리 다카쓰 신고였다. 다카쓰는 94km~130km 중반까지 큰 구속차를 보이면서도 투구폼에 변화가 없어 공략하기 힘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단 김감독도 다카쓰의 쿠세를 잡아내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김감독은 "일본에서 그 정도 성적(통산 최다 286세이브)을 올리려면 쿠세는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구속이 빠르지 않아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감독은 쿠세와 관련된 일화를 꺼냈다. OB(현 두산) 사령탑 당시 김감독은 히로시마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김감독은 "그때 투수가 계형철(SK 2군 감독)이었는데 1회 무지 잘 던졌다"면서 "그런데 2회부터 엄청 맞더라. 1이닝만에 쿠세를 파악당한 것"이라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김감독은 일본야구의 예를 들었다. 일본야구 영웅 나가시마 시게오 전 일본대표팀 감독의 경우 투수가 공을 뿌리는 릴리스 순간 칠 공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는 것이다. 현재 톱클래스급 타자들 역시 그렇다는 얘기다.
김감독은 "공을 던진 후에 판단하면 이미 늦다"면서 "직구 타이밍에 변화구가 들어오면 다음 공에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 순간 이미 야구는 끝나버린다"고 부연했다.
일본야구에 정통한 김감독의 쿠세 파악 능력은 얼마나 될까. "얼마나 빨리 쿠세를 알 수 있느냐"는 질문에 김감독은 "오늘 LG 선발 봉중근 등 알기 어려운 선수도 있다"면서도 "보통 2~3개 던지는 걸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올시즌 SK가 월등히 선두를 질주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