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결전의 날'…"잘 잤니? 침착하게 잘 해"

시험장별 뜨거운 응원전…"선배, 수능 금메달 따세요!"

17일 오전 대전고등학교 앞에서 수능 응원하는 모습. (사진=김미성 기자)
"잘 잤니? 침착하게 잘 해. 사랑한다"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7일 오전 8시 40분부터 대전, 세종, 충남 지역 88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찾은 대전 제27지구 제2시험장인 대전고등학교.

올해도 어김없이 교문 입구를 가득 메운 100명의 응원 인파가 수능 날이 밝았음을 먼저 알렸다.

17일 오전 대전고등학교 앞에서 수능 응원하는 모습. (사진=김미성 기자)
펜싱복을 입고 선배를 응원하는 대성고 2학년 우정훈 군은 "우리 학교는 전통적으로 선후배 사이가 돈독하다"며 "펜싱선수 박상영이 할 수 있다 정신으로 올림픽 메달 획득에 성공한 것처럼 선배님들을 응원하기 위해 이곳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북과 장구를 치며 자신들이 개사한 이른바 '대성고 수능대박송'을 목청껏 불렀다.


나머지 응원단들도 이른 아침 추위에 벌벌 떨면서도 현수막을 흔들거나 선배에게 커피를 타주는 등 저마다의 방법으로 수험생들의 고득점을 기원했다.

교사들도 학생 한 명 한 명을 안아주며 응원과 격려의 말을 전했다.

보문고 윤주석 교사는 "얘들아! 그동안 고생 많이 했다"며 "고생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잘 보고 와라"고 응원했다.

교사와 학부모, 후배들이 건네는 따뜻한 차와 응원에 긴장감으로 잔뜩 움츠렸던 수험생들도 가벼운 미소를 보이며 시험장으로 향했다.

한 수험생은 "긴장되고 설레기도 하다"며 "가족들이 응원하는 만큼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험생 배재문 씨는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떨리지 않는다"며 "준비한 대로만 잘 치르고 나올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자녀의 양손에 주전부리를 안겨준 뒤 입실하는 뒷모습을 바라보는 학부모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17일 오전 대전고등학교 앞에서 수능 응원하는 모습. (사진=김미성 기자)
한 학부모는 "지켜보는 게 조마조마하다"며 "탈 날까 봐 어제 맛있는 음식도 못 해줬는데 수능 끝나면 먹고 싶은 음식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수험생들이 입실한 뒤에도 한동안 학교 앞을 서성였다.

입실 시간이 다가올수록 수험생들은 바쁜 발걸음을 옮겼고, 이미 시험장에 도착한 수험생들은 차분히 시험장 분위기에 적응했다.

대전에서는 지난해의 2만305명을 밑도는 1만9679명, 충남은 1만8743명, 세종은 지난해보다 약 500여 명 증가한 1771명이 수능을 치른다.

수능은 오전 8시 40분에 시작해 4교시는 오후 4시 32분, 5교시는 오후 5시 40분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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