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뒤집히다 못해 체한다"…공교육 농단한 최순실

촌지·폭언·압력행사 등 '갑질' 종합세트 사실로

(사진=청담고 홈페이지 캡처/자료사진)
서울시교육청 청담고 감사 중간 발표에서 눈여겨볼 만한 내용은 최순실 씨가 교사들에게 촌지를 주고 폭언과 함께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과의 친분과 재력을 등에 업고 안하무인 격으로 교육 현장을 유린했다는 것인데, 평범한 학부모들의 속이 뒤집히다 못해 체할 지경이란 지적이 나온다.

◇ "야, 너 나와 봐"…수업 중 교사에 호통

16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청담고 체육특기담당 교사(여)는 2013년 5월 최씨에게 전화 연결해 정유라 씨의 승마 경기 출전이 4회로 제한된다는 사실을 전했다.

이에 최씨는 "너 거기서 딱 기다려. 어디서 어린 게 학생을 가라 마라야"라고 말했다.

학교에 도착한 최씨는 강당에서 수업 중인 이 교사에게 반말로 나오라고 했고, 수업 중이니 기다려 달라는 교사의 요청에 "어린 것이 어디서 기다리라 마라야"라고 말했다.

최씨가 학생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폭언을 1분 간 이어갔고, 이 교사는 수업을 중단하고 최씨를 교무실로 안내했다.

자리를 옮긴 최씨는 "너 잘라버리는 거 일도 아니다. 학생의 꿈을 꺾는 것이 교사냐? 지금 당장 교육부 장관에게 가서 물어보겠다. 네까짓 게 감히 학생에게 학교를 오라 마라 하느냐", "전화 통화나 지금 하는 말들을 다 녹음해 놨다. 학생을 전학 가라고 한 것을 언론에 퍼뜨리겠다"라고 폭언을 계속 퍼부었다.


최씨는 2주 뒤 정씨의 담임교사를 찾아 "(체육특기담당) 선생님이 건방지게 굴어서 그런 일이 있었다", "애 아빠가 (체육특기담당) 교사를 가만히 안 둔다"라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이 사건 이후 최씨의 딸 정유라 씨는 규정과 상관없이 연 4회를 초과해 승마대회에 자유롭게 출전했다.

◇ 현금으로 촌지 건네며 관리…체육담당·담임·교장

최씨는 정씨에 대한 특별 학사 관리를 위해 교사들에게 '돈'을 뿌리기도 했다.

2012년 4월 정유라가 출전한 '41회 KRA컵 승마대회'가 열린 과천 경기장에서 최씨는 청담고 체육부장 교사을 만나 현금 30만 원을 건넸다. 이 교사는 동료 교사에게 받은 돈의 일부를 건네기도 했다.

금품의 대가로 이 교사는 당시 고1인 정씨에게 체육 관련 각종 편의를 제공해줬을 것으로 의심된다.

이 교사는 정씨가 2학년에 진학할 때는 다른 학교로 근무지를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는 또 다른 체육 교사들에게도 연 3∼4차례 가량 과일 바구니를 보내 관리했다.

정씨의 담임 교사와 교장도 관리 대상이었다.

2014년 정유라의 고3 담임은 "3월에 최순실씨가 교무실 책상 위에 돈 봉투를 놓고 가, 복도까지 쫓아가 봉투를 가방에 직접 넣어주었다"라고 증언했다.

2012년 교장은 최순실씨로부터 돈 봉투와 쇼핑백을 받았고 이를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은 정씨에 대한 졸업 취소를 검토하고, 최씨로부터 돈을 받은 교사와 돈을 준 최씨, 학사관리의 책임자인 전 교장 등을 검찰에 고발하고 징계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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