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박근혜는 이란성 쌍둥이

박근혜를 당선시킨 힘과 트럼프를 당선시킨 힘의 원리는 같다

- 트럼프 당선, 월가의 자본가는 살리고 서민은 방치한 댓가
- 힐러리는 월가와 커넥션이 있는 성공한 자본가
- 먹고사니즘 문제 해결하고 싶어하는 분노한 백인 민족주의의 헬게이트가 열렸다
-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 실망한 사람들의 심판의 투표, 미 민주당에 실망한 사람들의 심판의 투표
- 트럼프 당선 뒤에 버티고 있는 유사파시즘
- 내년 대선, 트럼프 반면교사로 삼아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9:05~19:50)
■ 방송일 : 2016년 11월 15일 (화) 오후 19:35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택광 교수 (경희대)


◇ 정관용> 우리 일상 속에 스며든 무의식적인 문화현상 깊이 있게 분석해 보는 코너죠. 문화비평가 경희 대학교 이택광 교수의 일상다반사. 이 교수, 어서 오십시오.

◆ 이택광>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오늘 어떤 주제입니까?

◆ 이택광> 오늘 역시 트럼프가 굉장히 큰 화제인데요.

◇ 정관용> 트럼프현상.

◆ 이택광> 트럼프 이야기를 해 보는 건데. 일반적으로 이제 청취자분들께서는 트럼프 그러면 미국 일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실 것 같은데, 이게 이제 우리 일상에도 직접적인 어떤 그런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사건이기 때문에 한번 다뤄보고자 합니다.

◇ 정관용> 어떤 각도에서 다뤄볼 건가요?

◆ 이택광> 사실 트럼프 현상이라는 게 미국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이게 어떻게 보면 미국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지금 현재 벌어지고 있는 세계 체제의 변동상황과 연관이 있죠. 대부분 트럼프 그러면 한미관계라든가 남북문제에서 이제 어떤 변화가 초래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 정관용> 한미FTA까지 또.

◆ 이택광> 저는 삶의 가치가 변화한 것들. 일반적으로 글로벌 자본주의라고 부르는데 그런 글로벌 자본주의에 의해서 삶의 가치들을 반영한 게 트럼프라고 보고요.

◇ 정관용> 그래요?

◆ 이택광> 실질적으로 대통령이 되든 안 되든 간에 트럼프가 저는 대통령 후보가 됐다는 자체가 큰 변화를 의미하는 거다라는 생각이죠.

◇ 정관용> 어떤 삶의 가치를 변화를말하는 겁니까?

◆ 이택광> 일반적으로 미국을 대표해 왔던 사상이라는 것은 리버럴 사상입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미국 내에서도 우파, 좌파가 있지만 좌파는 보통 리버럴이라고 불리고 우파들은 보수주의자들 컨서버티브라고 보통불려왔잖아요. 그리고 리버럴들은 당연히 민주당을 지지하고 보수들은 이제 그걸 리퍼블릭한 공화당을 지지하는 걸로 이렇게 알려져 있었는데 그게 완전히 딱 깨졌죠. 그래서 재미있게도 저는 트럼프가 한 가장 큰 일은 공화당을 해체시켜버렸다는 겁니다. 공화당에서도 반대하는 공화당 후보였어요.

◇ 정관용> 그랬죠. 공화당 주류가 반대했습니다.

◆ 이택광> 굉장히 많이 본 거 아닙니까? 저는 한국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요. 한국이 이미 이런 상황을 선취하고 있었는데 이게 이제 미국에 나타나기 시작한 거죠. 그래서 이게 왜 그랬느냐를 생각해 보면 사실 미국을 지탱해왔던 그런 가치체계 이른바 리버럴 체계라고 부를 수 있는데. 자유주의 체제에서도 미국이 독특하게 전후에 서구에 있던 유럽에 있던 사민주의적 사상을 수용해서 자기들 나름대로 새로운 자유주의를 만들어냅니다. 그게.

◇ 정관용> 민주당식 자유주의.

◆ 이택광> 보통 네오리버럴리즘 또는 신자유주의와는 다른 뉴리버럴리즘이라는 것이 있고요. 사실 자유주의라는 건 평등보다는 개인의 자유를 더 중시하는 사상인데 존 롤스라는 사람이 나와서 자유주의적 개념에서 평등 그런 것들이 강조되는, 전후 미국의 가치를 형성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그런 역할을 하게 되죠. 저는 이게 끝났다라는 거죠, 트럼프가 등장하면서.

◇ 정관용> 미국의 뉴리버럴리즘의 종언이다.

◆ 이택광> 그렇죠. 그래서 트럼프가 이번에 안 됐다고 하더라도 다음에 트럼프가 나와서 또 트럼프 같은 그런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다라는 게 제 생각이에요. 그래서 이걸 힐러리 클린턴의 패배다. 또는 이렇게 페미니스트라든가 또는 성소수자들의 패배다 이렇게 해석하는 것은 그단편적이라는 거죠, 그러니까. 정확하게 말하면 어떻게 보면 트럼프 지지자들 중에서도 페미니스트가 있을 수 있었어요. 그러니까 그런 현상들이 왜 발생하게 되었는가가 더 중요한 문제고. 트럼프가 설령 대통령이 안 됐다 하더라도 이런 큰 흐름들은 변화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 정관용> 왜 그렇게 보세요, 그러니까?

◆ 이택광> 사실 저는 굉장히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 부분들이 왜 이런 트럼프 지지세가 형성 되었는가에 대해서인데.

◇ 정관용> 분노한 앵그리 화이트.

◆ 이택광> 왜 화이트가 앵그리하게 되었는지 거시적 전망은 많이 있었죠. 미국 경제가 하락하고 또는 이른바 우리가 러스트 벨트라고 불리는 지역. 이런 이야기도 청취자분들이 처음 들어보셨을 거예요. 이게 정확하게 말하면 디트로이트입니다. 디트로이트 지역이고요.

◇ 정관용> 자동차의 메카였지만 쇠락한.

◆ 이택광> 그렇습니다. 그리고 철강 산업이 피츠버그가 있었고 필라델피아가 있었고 볼티모어, 멤피스가 있었는데. 흥미롭게도 이 지역 필라델피아 같은 경우에는 잘 생각해 보시면 동성애를 최초로 인정했던 도시고요. 이른바 워킹클래스에서 특히 미국의 노동운동의 발상지 같은 곳이에요, 이곳이. 그런데 이러한 한국으로 치면 울산인 거죠. 울산이나 포항 같은 데. 그런데 이 사람들이 타협을 지지하게 된 거죠.

◇ 정관용> 울산, 포항인데 쇠락한 울산, 포항. 과거의 공업지대.

◆ 이택광> 이 사람들이 다시 말하면 이 사람들이 파시스트냐 이렇게 물었을 때 상당히 우리는 의문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니까 울산의 노동자들이 과거에 민주화 운동의 전력들이 있는데 이분들이 갑자기 파시스트를 지지했다 그러면 이상하잖아요. 그러니까 수수께끼인데.

◇ 정관용> 그러네요. 과거에 디트로이트, 피츠버그, 필라델피아 이런 지역은 산업의 중심지였으며 동시에 다소 진보적인 정치 성향의 중심지였다.

◆ 이택광> 그렇죠. 다시 말하면 광주 시민들이 국민의당 지지하는 거와 비슷한 거예요, 사실 어떻게 보면. 그러나 사람들이 아니, 뭐냐. 광주 시민들이 마음이 바뀐 거냐. 광주항쟁 정신을 잊어버리는 거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많이 있었잖아요, 우리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던 거죠. 제일 중요한 게 뭐냐하면 직접적인 백인 노동자들 분노를 유발하는 것이 무엇이었느냐. 2008년 금융위기였어요.

◇ 정관용> 그렇죠.

◆ 이택광> 그게 저는 직접 계기였다고 봅니다. 그때 백인 노동자들은 자기들 편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거죠. 그때 오마바 정부가 월가의 도산, 파산할 수 있는 은행들에게 국고를 지원하게 되잖아요. 다시 말하면 그런 금융자본의 위기에 국고를 지원해서 자본가들을 살려줍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서프라임 모기지 이런 사태들은 전혀 해결해 주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여기에 대한 분노죠.

◇ 정관용> 자본가는 살렸는데 자기네 시민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방치했다?

◆ 이택광> 이건 충분히 이해가 가는 논리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한국 유신세대들이 갖고 있던 불만들, 결국 경제 개발은 우리가 해 왔는데 역사에 의해서 희생됐는데 평가해 주지 않았다는 거죠. 그 불만 때문에 박근혜 정부에 투표한 거잖아요, 많은 부분은.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미국 정치에서 작동을 했던 거죠. 민주당은 여기에 대해서 굉장히 안이한 태도. 다시 말하면 계속 정치적 올바름만을 주장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저는 이게 내년에 있을 한국 대선에도 분명히 저는 반면교사가 될 거라고 봅니다.

◇ 정관용> 과거의 미국의 민주당보다 클린턴 집권 이후 미국의 민주당이 상당히 보수화됐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지금 사실 월가의 조정을 받기로는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똑같다. 특히 힐러리 클린턴이 그런 걸 대표하는 인물이다 이런 얘기들이 있었잖아요.

◆ 이택광> 그게 굉장히 설득력을 가지고 먹혀들어갔었죠. 트럼프가 그렇게 했죠, 그런 식으로 선동했죠.

◇ 정관용> 거기에 디트로이트나 이런 지역의 백인 노동자들이 민주당에 대해 완전히 포기하게 돼버린 계기가 2008년 금융위기다.

◆ 이택광> 그러니까 2008년 금융위기가 직접적인 계기였다고 봅니다. 사실 오바마 행정부가 의료케어라든가 이런 좋은 일을 많이 했지만 실질적으로 그런 문제의 근본적인 것을 해결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화이트 컬러 노동자들의 화이트 클래스, 워킹클래스죠. 이른바 백인 노동자들이 갖고 있는 불만들을 잠재우지 못했고.

◇ 정관용> 그러면 백인 노동자들은 말이죠. 힐러리 클린턴이 아니라 샌더스 같은 후보가 민주당 후보가 됐으면 그러면 민주당을 찍었을 거다.

◆ 이택광> 그래서 그런 말이 나오는 거죠. 그래서 샌더스였어야 된다는 말이 나오는 거고.

◇ 정관용> 그런데 이 백인 노동자들은 그쪽으로 가는 게 아니라 정반대로 트럼프 쪽으로 갔다는 거예요. 이건 어떻게 해석하세요?

◆ 이택광> 그만큼 이제 그만큼 이제 민주당에게 표를 주기가 싫었던 거죠. 그러니까 저는 그것은 공화당이 좋아서 갔다기보다는 민주당에 표를 줄 수가 없었기 때문에 갔다는 거죠. 민주당에 대한 복수의 투표였다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물론 이걸 가지고 힐러리가 여성이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도 있어요. 물론 그것도 저는 작용했다고 봅니다. 여성이었고 부유한 여성이죠, 정확하게 말하면. 그리고 또 앞에서 말씀드렸던 월가와 커넥션이 있는 실질적으로. 그와 관련돼 있는 직접적 커넥션이 있는 사람이고. 이러니까 이 사람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트럼프가 자기들하고는 더 친밀한 관계처럼 보였다는 거죠. 그러니까 이게 생각 없는 투표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생각이 있는 투표였고 명쾌하게 말한다면 샌더스를 지지했던 많은 노동자들이 사실 트럼프를 찍게 되거든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백인 여성들도 많이 찍었어요.

◇ 정관용> 맞아요.




◆ 이택광> 그리고 또 이 투표 결과에 나온 통계를 보면 도시 중산층들, 특히 백인 중산층들 입장에서도 힐러리를 많이 안 찍었습니다.

◇ 정관용> 안 찍었어요.

◆ 이택광> 그러니까 모든 계층에서 다 힐러리 클린턴이 패배를 하게 되거든요. 이건 힐러리 클린턴의 문제가 아닌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른바 뉴리버럴리즘 민주당 세력 여기에 대한 심판이다, 그것의 몰락을 상징한다, 백인 중하층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원래는 민주당이 해결해 줬어야 되는데 그걸 못한 거에 대한 배신감, 서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하는 기성정치. 그것도 특히 금융자본에 복속된 기성정치에 대한 심판, 이 의미를 읽어야 한다. 그걸 그러면 뭐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 이택광> 이거는 이제 복수, 개인적 사적인 복수를 대체하는 시스템이잖아요. 복수의 투표가 되는 것이고요.

◇ 정관용> 나는 복수했다.

◆ 이택광> 그렇죠. 그래서 이건 사실 민주당을 심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심판에 투표를 한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어떤 가치들이 분명히 몰락한 것은 맞지만 그것은 그 어떤 백인 노동자들이 트럼프에게 투표를 해서 그렇다기보다 기본적으로 미국이라는 것이 무너져가고 있었다는 거죠, 세계 체제 이후에 자기들이 세워왔던 그러한 세계 경영의 시스템들이 더 이상 힘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게 되고 사실 약속한 것이 고립주의잖아요. 다시 미국만의 경제로 돌아가겠다, 미국만의 보호주의로 돌아가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방식들로 이 현상들을 바라봐야 되는 것이고 결국 트럼프를 파시스트라고 부를 수 없겠지만, 우리가.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든 그 배후의 힘은 유사 파시즘이 있다는 거죠.

◇ 정관용> 유사 파시즘.

◆ 이택광> 백인주의라는 게 있고요.

◇ 정관용> 백인주의 그리고 민족주의. 미국식의 민족주의죠, 고립식.

◆ 이택광> 저는 백인 민족주의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아요. 백인 민족주의가 맹아를 드러냈다고 보는 거죠. 그래서 이거는 앞에서 얘기했지만 리버럴이라는 미국의 가치가 쇠퇴하면서 나타난 현상이고 그렇기 때문에 예전에는 진보적인 입장을 취했던 백인 노동자들이 이걸 선택하게 됐다는 것은 앞으로도 향후 굉장히 미국 정치가 요동을 칠 것이고, 이것 때문에. 또 트럼프가 가지고 있는 포퓰리즘들이 먹혀들어갔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방어할 수 있는 기자들이 미국 정치에 없다는 생각이 들고요. 앞으로도 향후 이런 것들이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미국의 어떤 사회가 바뀌는 데. 그리고 실질적인 파시즘의 세력들이 형성되는데도 정치 세력화하는 데도 분명히 하나의 헬게이트가 열린 게 아니냐는 예상이 들고요. 그래서 분명히 미국 정치는 앞으로 격동의 시기로 진입할 것이고. 여기에 새로운 전망들이 나와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 정관용> 이게 한국정치에도 어떤 교훈을 줍니까?

◆ 이택광> 그렇죠. 우리도 어떤 박근혜 정부가 사실 그런 정부죠. 트럼프 같은 정부고요. 저는 트럼프도 중간에 아마 탄핵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들고 이대로 갈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트럼프가 그 정도의 능력이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트럼프라는 개인을 잘 모르기 때문에.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이명박, 박근혜의 집권 과정을 지금 이택광 교수식으로 분석을 하면 김대중, 노무현 정부 나름 미국하고 비교해 본다면 한국적으로 봤을 때는 그들이 리버럴 세대 아닙니까? 그들이 노동자들, 우리 국민의 삶을 해결해 주지 못 하니까 성공에 대한 어떤 갈망 이런 것 때문에.

◆ 이택광> 이명박을 찍은 거죠.

◇ 정관용> 그렇죠. 그게 연결해서 박근혜를 찍은 거고 그것은 박정희 향수와 연결이 되는데 이건 일종의 유사 파시즘 형태다. 미국적 설명을 보면 민주당을 추구해 온 사람들의 리버럴리즘에 대한 심판이다.

◆ 이택광> 리버럴리즘에 대한 심판이죠.

◇ 정관용> 우리가 먼저 경험한 거네요.

◆ 이택광> 우리는 이미 경험을 했습니다. 그래서 사실 내년 대선도 역시 이런 식의 방향으로 가지 않기 위해서는 이 경험을 살려서 한번 선택을 잘해야 한다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한 번 뜨거운 맛을 봤는데 다시 유사 파시즘의...

◆ 이택광> 정치적이라는 게 예측 불가능이라서 또 그렇게 될지도 모르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트럼프 현상에서 유사 파시즘을 본다, 오늘 흥미로운 분석 들었습니다.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 고맙습니다.

◆ 이택광>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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