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 공항건설 반대의견 은폐…최적지로 조작 의혹

감사원 감사 및 18일로 예정된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중단 해야

정부가 국책연구기관 등의 반대에도 국립공원인 흑산도에 공항건설을 추진하고 '부적절 대상지'를 '최적 입지'로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조작과 은폐에 대해 감사가 필요하고 오는 18일로 예정된 흑산도 국립 공항에 대한 국립공원위원회의 심의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4~5월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국립환경과학원 등 국책연구기관 등은 철새보존과 비행기와 새의 충돌로 인한 안전성문제, 예비타당성의 비현실성의 문제 등을 들어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입지와 내용이 변경되지 않았음에도 흑산도 공항 건설에 대한 입장이 반대에서 찬성 입장으로 바뀌고 전략환경영향평가가 통과되었다.

◇ 5개월 만에 반대에서 찬성입장으로 변한 환경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2015년 4월에 "현재 흑산도의 양호한 생태현황과 다양한 법정보호종의 서식지로서의 가치, 그리고 주요 철새도래지 및 경유지로서 아시아 멸종위기종 보존을 위한 중요성을 고려할 때, 흑산도에 공항을 건설하는 본 계획의 입지 적절성은 재검토 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5년 11월에는 "평가서에서 가장 최적 안으로 제시된 제3안의 입지를 신중히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함"이라고 찬성입장을 제출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산하기관인 철새연구센터도 2015년 4월에 ▲ 조류서식 빈도 높음 ▲ 갈매기 등과 항공기 충돌 우려 높음 ▲ 초지에 많은 참새목조류 서식 등의 문제를 들어 입지가 부적절하다”고 협의의견을 제출했으나 같은 해 11월에는 대체서식지 등의 필요성 등의 의견을 개진하면서 찬성입장을 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경우에도 "흑산도 예리 지역은 공항입지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며, 다른 지역으로 입지를 변경할 필요가 있음"이라는 애초 입장대신에 모니터링 강화, 항공기와 조류간의 충돌 최소화 방안을 제시하면서 찬성입장으로 돌아섰다.

◇ 환경부는 반대의견 은폐하고 국토부는 '부적절 대상지'를 '최적입지'로 조작

특히, 환경부는 이 의원에게 국책연구기관의 반대의견이 기록된 수. 발신공문(2015년 2~9월)을 빠뜨린 채 흑산도 공항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 관련자료를 제출해 사실관계를 숨기고 국토부는 철새연구센터에서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적절하다는 의견으로 변조하여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조작까지 했다.

◇ 국책연구기관 반대의견 국립공원위원회 위원들에게 전달되지 않아

국립공원에 건설되는 흑산도공항은 국립공원위원회에서 환경성, 경제성 등에 대해 심의를 받아야 하며, 첫 심의가 오는 11월 18일에 개최될 예정이다.

그러나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부적합하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최초 반대의견들은 고의로 누락하고, 찬성의견만 국립공원위원회 위원들에게 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고 국립공원위원회는 환경부 차관이 위원장이며, 국토부 등 당연직 정부관계자가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정미 의원은 "최순실과 같은 절대 권력과 정치 관료 들의 힘이 작동하지 않았다면 흑산도 공항 건설 반대 입장이 찬성입장으로 바뀌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국토부의 조작과 환경부의 은폐가 확인된 이상, 환경부 차관이 위원장이고 국토부 등 정부 관료들이 참여하는 국립공원위원회의 심의는 요식행위로 전락될 가능성이 높다. 해당 안건상정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5개월 만에 반대에서 찬성으로 입장이 바뀐 사유와 국토부와 환경부의 조작과 은폐에 대해서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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