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정원 아르바이트 3중 추돌사고"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국내 한 포털 사이트의 기사창 댓글란을 캡처한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원댓글에는 "어제의 죄악을 벌하지 않는 것은 내일의 죄악에게 용기를 주는 것이다. 민주공화국은 관용으로 건설되지 않는다"라는 알베르 카뮈의 글이 적혔다.
누리꾼들이 주목한 것은 그 다음이다.
이 글에는 각각 다른 아이디의 댓글이 세 건 달렸는데, 게재된 내용과 시간이 동일했다.
각각 'jiwo****', 'k020****', 'woon****"의 아이디를 쓰는 사용자들은 "아니 근데 이런 대규모 시위 집회 같은 것, 10만~15만 명이 하면 박근혜가 그거 보고 무서워서 사퇴해줌?"이라고 댓글 포문을 열었다.
이어 "어차피 박근혜는 니들이 대규모 시위 집회에서 박근혜 하야하라 퇴진하라 그딴 거 계속 해도 박근혜는 관심도 안 가져주는데 계속 하는 이유 좀…. 이런 댓글 쓰면 시위충들 ㅂㄷㅂㄷ(분노로 몸을 떠는 모습을 표현한 인터넷 용어)하겠네"라는 같은 주장을 이어갔다.
이들은 "근데 시위 집회해도 박근혜 들은 척도 안 하는데 진심으로 대규모 집회 시위하는 이유 좀. 대규모 시위 집회해도 바뀐 것 아무 것도 없는데. 응 새누리당 알바야~ 그래서 어쩌라고. 백남기처럼 폴리스라인 넘어가면 물대포 최루액 맞을까봐 쫄아서 이번 시위 때 폴리스라인 못 넘어가지?"라고 중언부언하며 비꼬았다.
이 세 건의 댓글을 캡처한 작성자는 "같은 지령을 세 명이 동시에 실행한 모습이다"라며 "일요일 오전부터 아르바이트 갑자기 확 풀렸다. 시간이 갈수록 지난 대선처럼 날뛸 거다. 이제 적응 돼서, 딱 보면 몇 년차인지 구분 가능할 정도다"라고 주장했다.
게시글을 본 커뮤니티 이용자들도 중복된 댓글에 의심 섞인 눈길을 보냈다.
'Tech****"는 "가능성이 세 가지가 있다. 1분 내에 누군가 아이디 세 개를 로그아웃, 로그인 반복하며 똑같은 댓글을 작성했을 경우가 첫 번째다"라고 분석했다.
이 누리꾼은 이어 "댓글을 프로그램으로 다는데, 프로그램이 기존에 같은 댓글이 있으면 댓글을 못 달게 설정돼 있다. (이 경우는) 세 개의 프로그램이 동시에 달아버리는 바람에 동일 댓글 인식을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적었다.
그는 또 "아르바이트 혹은 직원의 일심동체다. 확인작업이 미비했던 거다"라며 다른 가능성도 제시했다.
또 다른 누리꾼 'letr****"은 "이건 박근혜 정부가 아직 포기 안 했다는 증거다. 될 수 있는 한 지금까지 그래왔듯 최대한 조작질, 물타기하면서 버티려는 모양이다"라고 주장했다.
'teas****'는 "굳이 찾으려고 한 것도 아닌데 수상한 댓글들이 종종 보인다. 내가 본 건, 본문과는 반대로 같은 아이디로 된 도배 댓글이었다"라며 다른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신기한 건 1~2초 사이에 서로 다른 내용의 장문 댓글이 여러 개 달렸더라. 무슨 타자의 신인 줄 알았다. 타자 속도가 빠른 나도 1~2초 사이에 그 정도 길이 댓글을 여러 개 쓸 수 없다"고 적었다.
이어 "그렇게 수상하다고 느낀 댓글을 쓴 사람이 쓴 다른 글들을 보면 비슷한 내용으로 모든 기사를 찾아가 도배를 하고 그러더라. 구분이 가긴 한다"고 원글 작성자의 주장에 동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