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양이는 지난해 가을부터 약 200미터 떨어진 두 주인집을 오가며 지금까지 약 20통의 편지를 배달했다고 아사히신문이 3일 보도했다.
원래 주인은 사치코(68) 할머니.
할머니는 이 고양이가 키운 지 반년만에 집을 나가 1년 넘게 자취를 감췄다가 지난해 가을에야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오랜 가출(?)에도 불구하고 고양이의 털이 잘 손질돼 있는 것을 본 할머니가 "누구신지 이 고양이를 기르고 계십니까?"라는 쪽지를 적어 목걸이에 달아 두었던 것.
놀랍게도 얼마 후 밖에 나갔다 돌아온 고양이의 목에는 "어르신의 고양이인가요?"라는 답장이 매여 있었다.
답장을 보낸 사람은 부근에 사는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인 우오모토(15)양.
고양이는 당시 집을 나간 뒤 우오모토양의 집앞에 있다가 그녀의 할머니(74) 눈에 띄어 먹이를 얻어 먹고는 이 집에 정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이 집에서도 사랑을 듬뿍 받으며 지냈다고.
어쨌든 이것을 인연으로 고양이는 두 주인을 모시게 됐고, 양쪽 집을 오가며 서로의 안부 편지를 전달하게 됐다는 것.
문제는 편지의 배달 시간.
두 집 사이의 거리는 불과 2백미터지만 아침에 편지를 고양이 목에 매달아 보내면 하루종일 걸려서 배달되기 일쑤다.
속달로 배달돼야 1시간-2시간 정도 걸린다고.
고양이를 본 사람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유는 이렇다.
편지를 달고 집을 나선 고양이는 개를 기르고 있는 집 등을 피해 담위나 농로를 우회해서 다니는 바람에 배달이 늦어진다는 것.
전달되는 편지의 내용은 서로 건강하기를 바라는 인사와 고양이에 대한 화제가 대부분.
아사히신문은 지난해 중학교 3학년이었던 우오모토양이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싶다는 포부를 편지에 적기도 했다고 전했다.
비록 배달은 늦을지라도 두 주인들은 앞으로도 고양이 우편배달부를 통해 계속 편지를 서로 주고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