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15년만에 민영화.. 이광구행장 최대 업적

우리은행이 15년 만에 민영화에 성공함에 따라 이제 관심은 내년 3월로 예상되는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민영화 성공=이광구 행장 연임'이란 공식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진 상황이어서 연임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행장이 취임하면서 내세운 공약은 바로 '임기 내 민영화 성공'이었다. 우리은행장의 임기는 원래 3년인데, "2년 안에 민영화를 하겠다"며 임기를 2년으로 줄였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임기 말이 되면 민영화 시도가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마지막 임기 1년을 포기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 행장은 취임 이후 파격 행보를 보였다. 꽤 오래 민영화 전략을 치밀하게 짠 듯했다.

우선 취임하면서 수석부행장 자리를 폐지했다. 14년만에 10명의 임원 퇴임을 결정하는 등의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대신 이 행장은 업무 연관성이 높은 조직들을 묶어 각 그룹장들이 3~4개 사업본부를 총괄하도록 하는 '그룹제'를 도입했다. 그룹간 책임경영과 조직 시너지 극대화를 통해 안정적인 조직운영에 대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 행장은 내실 다지기에 들어갔다. 1년 차에는 실적 등을 최대로 끌어올리며 매각을 앞두고 몸집 키우기에 전념했다.


이 행장은 2년 차에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투자자 모집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적극적인 해외 기업설명회(IR)를 통한 주가 부양 등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한 우호적인 환경 구축에 힘썼다.

이러한 노력으로 우리은행 매각 예비입찰에는 총 16곳이 참여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본입찰에는 10여곳의 후보자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 중 8곳이 정부 측에서 정한 기준을 넘는 가격을 적어내며 최종 후보에 올랐고, 30% 중 29.7%가 매각됐다.

동양생명(4.0%), 미래에셋자산운용(3.7%), 유진자산운용(4.0%), 키움증권(4.0%), 한국투자증권(4.0%), 한화생명(4.0%), IMM PE(6.0%) 등이 우리은행 지분을 사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이 행장은 취임하면서 내걸었던 '민영화 성공'이란 공약을 차질없이 완수했다.

이를 이유로 이 행장이 연임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쏠리고 있다. 민영화 후에도 은행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려면 이 행장의 연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다만 새로운 사외이사가 누가 올지에 대한 변수가 남아있다. 사외이사 중심으로 차기 행장을 결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 낙찰자 중 5개사가 사외이사를 추천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30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는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가 새롭게 선임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분 4% 이상을 확보한 투자자는 우리은행 사외이사를 파견,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며 "투자자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뛴 이 행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 민영화가 성공함에 따라 우리은행이 다시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에 우리은행 지분 낙찰자로 선정된 곳은 증권사와 보험사, 자산운용사인데, 은행업 하나만으로는 수익성에 한계가 있어 금융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수익 다각화를 꾀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앞서,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지주사 체제였던 우리금융은 지분 일괄 매각에 번번이 실패하면서 경남·광주은행과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등 자회사를 매각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이번에 과점주주로 참여한 투자자 중 보험사와 증권사들은 우리은행과의 경영 협업을 노리고 투자에 참여했다"며 "지주사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이들 투자자의 의견이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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