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형 그랜저'로 점유율 반전 계기 잡을까?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6세대 신형 그랜저를 출시하면서 삼성 등 대기업 임원들을 겨냥한 법인용 차를 특별 제작하는 등 마케팅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의 가격 인상을 최소화함으로써 한국GM의 임팔라 등 준대형 세단만이 아니라 SM6와 말리부 등 중형차 고급 트림 수요까지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 출시로 판매 부진을 반전시키겠다는 계획이지만 경기 침체 속에 상품성 개선만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 견해도 있어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 기아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58.9%이다. 지난 2000년 현대차 그룹이 출범한 이후 점유율이 60% 아래로 떨어지기는 처음이다. 올해 초 만해도 70%를 넘던 점유율이 10개월 사이에 10%p이상 하락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6세대 신형 그랜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신형 그랜저 출시를 갈수록 심화되는 판매 부진을 반전시키는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사진=현대차 제공)
이에 따라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 마케팅에 각별할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8일 경쟁차종인 한국GM 임팔라와 품질평가회를 가졌고, 삼성 등 대기업 임원을 겨냥한 법인용 차를 특별 제작하고 있다.

삼성의 상무급 임원은 배기량 2.5리터, 4천만 원 이하 선루프 없는 세단을 타도록 되어 있는데, 이런 조건을 충족하면서도 프라임 나파 가죽 시트, 4인치 컬러 LCD 슈퍼비전 클러스터 등 고급 옵션을 추가했다.

삼성 등 대기업 임원들이 선택한 차가 바로 신형 그랜저라는 상징성을 확보해 판매 확대에 불을 당기자는 것이다.

신형 그랜저는 지난 2일 일반인을 상대로 한 사전계약을 시작한 뒤 일주일 만에 2만 3천대 계약을 넘어서는 등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의 장점으로 3, 40에 호소할 수 있는 젊은 감각의 디자인과 함께 합리적인 가격을 강조한다.

신형 그랜저 가솔린 2.4모델은 3055만~3425만원, 디젤 2.2는 3355만~3725만원, 가솔린 3.0은 3550만~3920만원이다. LPG 모델 LPi 3.0은 2620만~3345만원선이다.

현대차는 “기존 그랜저(HG)의 기본 트림과 비교해 25만~140만원 가량 인상된 수준이지만, 신형 그랜저에 기본적으로 장착되는 안전·편의사양을 감안할 때 최소화된 가격인상”이라며, “안전·편의사양이 비슷한 수준인 경쟁차와 가격(가솔린 2.4 기본가격 기준)을 비교할 경우 기아차 K7(3090만원), 한국GM 임팔라(3587만원), 르노삼성 SM7 (3430만원)보다 35만~532만원 가량 낮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가 준대형차만이 아니라 최근 잘 나가는 SM6와 말리부 등 중형차의 고급 트림 수요도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1,2백만원만 더 주면 신형 그랜저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준대형 시장 자체의 연령대가 확대되었고, 30대의 유입 또한 많아지고 있다"며 "신형 그랜저는 젊어진 준대형 시장 특성에 맞게 편안한 주행감뿐만 아니라 역동적인 주행성능도 느낄 수 있도록 개발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형 그랜저가 상품성을 높였다고 해도 힘든 싸움을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한국미래자동차연구소 박재용 소장은 “파워트레인 등 차량의 기본기가 다져져 기본 기량이 높아지지 않는 이상 옵션에 의한 상품성만으로 점유율을 높이기에는 신형그랜저라고 해도 힘든 싸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야심차게 준비한 신형 그랜저가 앞으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현대차로서는 달리 시장을 주도할 대안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매우 어려워질 수 있는 국면이다.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를 통해 반전의 계기를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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