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허일영은 올 시즌 7경기에서 3점 성공률이 27.27%에 그쳤다. 지난 시즌 성공률 41.21%에 비하면 말 그대로 뚝 떨어졌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슛이 안 들어가면서 조급해졌고, 밸런스도 무너졌다.
그런 허일영을 잡아준 것은 바로 김병철 코치였다.
김병철 코치는 KBL을 대표하는 슈터였다. 통산 556경기에서 1043개(전체 4위)의 3점슛을 꽂았다. 성공률도 39.1%다. 그런 김병철 코치와 슛 밸런스 잡기에 나섰다.
훈련 효과는 만점이었다. 허일영은 12일 KGC와 원정 경기에서 3점슛 5개(7개 시도)를 포함해 23점을 올렸다. 91-81 승리. 외곽이 터지지 않아 고민했던 추일승 감독도 모처럼 활짝 웃었다.
허일영은 "썩 나쁜 컨디션은 아니었는데 안 들어가다보니까 조급해졌다. 그래서 밸런스가 무너졌다"면서 "김병철 코치와 슈팅 연습을 한 덕분에 오늘 잘 들어갔던 것 같다. 밸런스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내사 쏘던대로 안 쏘고, 다르게 쏘고 있다고 했다. 이야기를 하면서 연습을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허일영에게는 특별한 시즌이다. 결혼 후 첫 시즌이자 FA 계약(보수 총액 4억원-계약기간 5년) 후 첫 시즌이기도 하다. 그런데 부진하자 주변에서 말도 많았다.
허일영은 "주변에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와이프도, 가족도, 지인들도 그렇다. 오히려 그게 더 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신경을 안 써줘도 된다. 알아서 풀 수 있게 두면 스트레스 안 받고 헤쳐나간다. 그런데 주변에서 이야기가 들어오니 스트레스를 받는다. 1경기지만 걱정하는 사람들도 속이 시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스로 실망도 많이 했다. 허일영의 3점슛이 터지지 않으면서 오리온도 힘든 경기를 많이 한 탓이다.
허일영은 "그냥 내 잘못이다. 찬스가 자주 오지 않아도 슈터라면 기복이 없어야 한다. 기복을 없애는 것이 상당히 힘들더라"면서 "지난 경기도 마지막에 실망을 많이 했다. 그런 찬스가 잘 오지 않는데 못 넣었다. 넣었으면 경기가 끝나는데 내가 그렇게 만들었다. 내 자신에게 화가 많이 났다"고 아쉬워했다.
물론 슛감을 찾은 데는 운도 따랐다. 첫 슛부터 골밑에서 쉽게 넣었다. 또 두 번째 슛은 공격 시간을 넘었다는 이유로 노카운트 처리됐지만, 비디오 판독 후 득점이 인정됐다. 두 개의 슛이 거푸 성공되면서 슛감을 찾았다.
허일영은 "아무래도 첫 슛을 쉽게 넣었다. 또 두 번째 슛이 인정이 됐다"면서 "3점슛을 넣었을 때도 손맛 같은 걸 오랜 만에 느꼈다. 그 뒤로 자신감이 넘쳐서 욕심도 부렸다. 그런데 이렇게 감 좋을 때 아니면 욕심을 낼 기회가 많지 않다. 이겨서 다행"이라고 활짝 웃었다.